[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안산의 동북쪽에 우뚝 솟은 수암봉(秀巖峰)은 수려한 바위 봉우리를 뜻하며, 예로부터 안산의 기운을 상징하는 진산(鎭山)으로 불려왔다. 이곳의 진정한 미스터리는 봉우리의 아름다움을 넘어, 그 아래에 조선시대 안산현의 행정 중심지였던 안산읍성(安山邑城)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577년(선조 10년)에 축조된 이 석성(石城)은 당시 안산의 정치, 군사, 경제의 모든 중심이었다. 현재는 성벽의 흔적과 성내(城內) 마을의 흔적만 남아 있지만, 이 유적은 조선시대 안산현이 어떤 지정학적 미스터리를 품고 있었는지, 그리고 봉우리와 읍성이 어떻게 천년의 역사를 봉인하고 있는지 그 비화를 추적한다. 프롤로그: '물의 기운'을 품은 봉우리와 읍성의 K-지정학적 미스터리 수암봉(秀巖峰)은 그 이름처럼 깎아지른 듯한 바위 봉우리가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이 봉우리의 아래 동남쪽으로 낮고 둥그스름한 야산 지대에 바로 안산읍성이 위치한다. 읍성은 조선시대 지방 행정의 중심을 방어하기 위해 쌓은 성이다. 보통 읍성은 고을의 중심지에 평지에 쌓거나 야산을 이용해 쌓는데, 안산읍성은 수암봉의 지세를 활용해 적의 침입을 방어하는 데 최적화된 지정학적 위치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안산 신도시 한가운데 자리한 안산호수공원은 면적 약 66만㎡에 달하는 시민들의 안식처이자, 계획 도시 안산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이 공원의 핵심적인 미스터리는 '인공 생태계'로서의 기능과, 그 안에 자리한 전국 최대 규모의 무궁화동산이 품고 있는 '불멸의 꽃' 이야기다. 고잔 신도시 개발 이전에 존재했던 고잔 저수지를 보존하고 주변에 산책로와 습지, 공연장 등을 조성해 탄생한 이 공원은 인간의 계획과 자연의 순환이 결합된 K-생태 건축의 사례다. 200여 종, 1만여 그루의 무궁화가 매년 여름 피어나는 이곳에서, 도심 속에 숨겨진 생명의 미스터리와 나라꽃이 가진 굳건한 정신을 추적한다. 프롤로그: '저수지의 비밀'이 만든 도심 속 거대 오아시스 안산호수공원의 탄생은 1990년대 고잔 신도시 건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공원이 조성되기 전 이 자리에는 고잔 저수지가 있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이 저수지를 단순히 매립하는 대신, 그 물길과 주변 지형을 보존해 거대한 근린공원으로 탈바꿈시키는 친환경적 결단을 내렸다. 호수공원은 안산천과 화정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해 물고기와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갈
(베트남=뉴스트래블) 박민영 기자 = 30년 만에 떠난 혼자만의 여행. 이번 여정의 목적지는 베트남 북부의 항구도시 하이퐁과 하롱만과 맞닿은 깟바섬이었다. 4월 16일 새벽, 인천공항에서 비엣젯 항공에 몸을 실었다. 수많은 나라를 다녔지만, 온전히 혼자 떠나는 건 이번이 처음. 마음속 설렘과 긴장이 교차했다. 이제 누군가의 발걸음이 아닌, 오직 내 걸음으로 새로운 세상을 마주할 순간이었다. ◇ 공항에서 시작된 첫 번째 변수 깟비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작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환전소가 없었다. 준비한 달러는 무용지물. 공항 한쪽 식당에서 쌀국수와 코코넛 커피로 허기를 달래며, 달러로 지불하고 동(VND)을 손에 쥐었다. 바로 이런 돌발 상황이 혼자 여행의 묘미다. 계획은 흔들렸지만, 그 자체가 새로운 모험이었다. 첫날 목표는 깟바섬. 가장 빠른 방법을 찾아 그랩 바이크를 불러 벤파갓으로 향했다. 퀴퀴한 매연 냄새가 가득한 도심을 벗어나자 도로는 한산했고, 오토바이 운전수는 묵묵히 속도를 높였다. 하지만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케이블카는 운행하지 않았다. 스피드보트를 타려 했지만 예상치 못한 전화가 걸려왔다. 급한 기사 요청. 통화하며 눈에 뛴 매표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안산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김홍도길은 조선 후기 풍속화의 대가 단원 김홍도의 예술적 뿌리를 찾아가는 역사 문화 길이다. 그는 30대 후반까지 안산에 거주하며 강세황으로부터 그림을 배웠고, 이곳에서 서민들의 삶을 깊이 관찰하며 한국 미술사의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이 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라, 김홍도의 유명한 풍속화 '씨름', '서당' 등의 배경이 혹시 안산의 마을 풍경이 아니었을까 하는 흥미로운 K-미스터리를 품고 있다. 단원이 남긴 그림과 기록 속에 250년 전 안산의 숨겨진 풍경은 무엇이었을까? 천재 화가의 발자취를 따라 그의 예술 혼이 시작된 고향의 비화를 추적한다. ◇ 프롤로그: '단원'이라는 이름에 깃든 고향 안산의 비화 김홍도의 호(號)인 단원(檀園)은 안산의 옛 지명인 단원(檀園)에서 따온 것이다. 그의 스승이자 당대 최고 문인화가였던 강세황이 안산 첨성리(현재의 사사동 일대)에 거주하며 김홍도를 가르쳤다. 김홍도는 소년 시절부터 강세황의 문하에서 천부적인 재능을 꽃피웠고, 스승에게 받은 각별한 애정과 가르침에 보답하고자 안산의 옛 지명을 자신의 호로 삼았다. 이처럼 김홍도길은 천재 화가와 그의 스승의 '사제
[뉴스트래블=정국환 기자] 인도네시아의 공항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10월 1일부터 시행된 새로운 디지털 입국 시스템 ‘올 인도네시아(ALL Indonesia)’가 전면 가동되면서, 외국인과 내국인 모두 입국 전 모바일 또는 웹을 통해 사전 신고를 해야 한다. 종이 서류를 대신한 QR코드 한 장이 입국의 열쇠가 됐다. ‘올 인도네시아’는 세관, 보건, 출입국 등 각 기관이 각각 요구하던 서류 절차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한 시스템이다. 여행자는 항공편 출발 72시간 전부터 모바일 앱이나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전자 세관신고서와 건강 정보를 함께 입력하면 된다. 입국 시에는 종이 양식 대신 QR코드를 제시해 통과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입국 행정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절차를 간소화하고, 대기 시간을 단축하며, 데이터 기반 행정 효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관광공사 자카르타지사가 발표한 10월 해외시장 동향 보고서에서도 “관광객 편의성과 국가 데이터 관리의 정밀도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평가됐다. 새 시스템은 9월 1일부터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 발리 응우라라이, 수라바야 주안다 등 주요 국제공항과 일부 항만에서 시범 운영된 뒤, 10월
(청두=뉴스트래블) 박성은 기자 = 중국 청두에는 재갈량을 모신 사당이 7개 있다. 이중 가장 유명한 곳은 유비 묘가 있는 곳이고, 그 무후사 바로 옆에 진리(锦里) 옛거리가 있다. 이 거리는 중국 삼국시대와 청대의 역사와 문화가 깃들어 있다. 이곳에는 다양한 먹거리와 기념품 상점들이 즐비하다. 진리(锦里)는 한나라 때부터 쓰촨 지역에서 비단(锦) 을 생산하던 지역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청두는 옛부터 “蜀锦(촉금)”이라 불리는 고급 비단의 산지였다. 진리(锦里) 는 그 비단을 만들고 유통했던 대표적인 상업거리였다. 관착항자(宽窄巷子)는 청나라 강희황제 때 만주 귀족들의 집단 거주지다. 그 당시 건축물과 맛집, 상점들이 몰려 있다. 고풍스런 거리로 우리나라 서울 인사동 거리와 유사하다. ‘관항자’라는 넓은 길과 ‘착항자’라는 좁은 길로 돼 있다. 이 길에는 청두 맛집들과 크고 작은 다양한 물건을 파는 상점들이 있어 구경하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비행기를 조종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계를 다루는 일이 아니다. 수백 명의 생명을 책임지고, 시간과 시차를 넘나드는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자리다. 그래서 조종사는 늘 ‘꿈의 직업’으로 불렸고, 많은 이들이 그 보수와 사회적 지위에 주목해 왔다. 그러나 같은 조종사라 해도 국적에 따라 현실은 크게 달라진다. 미국과 한국의 하늘은 그만큼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 미국, 억대 연봉을 넘어서는 하늘미국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2024년 자료에 따르면 항공사 조종사·부기장·비행기술자의 중간 연봉은 22만 6천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억 원에 이른다. 특히 대형 항공사의 시니어 기장, 즉 수만 시간의 비행 경력을 쌓은 베테랑은 기본급과 초과근무 수당, 장거리 운항 보너스까지 더하면 연간 수억 원대, 많게는 7억 원 이상을 손에 쥔다. 국제선을 오가는 일부 기장은 ‘억대 연봉자’가 아니라 ‘수십억 원대 소득자’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강력한 조종사 노조가 협상력을 발휘해 초과근무와 대기 시간까지 세밀하게 계약에 반영하는 것도 이 같은 보수 체계를 뒷받침한다. ◇ 한국, 안정적이지만 낮은 수익 구조반면 한국의 현실은 안정적이지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붉은 지붕의 별장들 뒤로 겨울 바다가 잔잔히 펼쳐진다. 넓은 백사장과 암반 지대, 그리고 유럽풍 건물들이 한 화면에 담긴다. 사진은 중국 산둥성 칭다오의 대표적 해안 경관지인 팔대관 일대 풍경이다. 맑은 하늘 아래 해변은 한가롭고, 바다는 은빛으로 빛난다. 팔대관 해변에 서면 도시의 시간이 겹겹이 쌓여 보인다. 한쪽으로는 모래사장이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바다로 이어지고, 다른 쪽으로는 숲과 언덕 사이 유럽식 별장들이 줄지어 서 있다. 썰물 때 드러난 바위 지대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바다를 관찰한다. 아이들은 조개를 줍고, 어른들은 사진을 찍는다. 차가운 계절이지만 풍경은 따뜻한 색을 띤다. 팔대관은 이름 그대로 ‘여덟 개의 관문’이라는 뜻을 지닌다. 이 지역의 도로 이름이 산해관, 가욕관 등 중국의 유명 관문에서 유래했다. 청 말기와 독일 조계 시기를 거치며 외국인 거주지와 휴양지로 개발됐고, 독일식과 러시아식, 영국식 건축이 혼재된 독특한 경관이 형성됐다. 그래서 이 일대는 칭다오의 근대사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언덕 위에 자리한 화스러우는 팔대관의 상징적 건물이다. 바다를 내려다보는 이 석조 건물에는 장제스가 머물
(샤먼=뉴스트래블) 박성은 기자 = 중국 샤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구랑위(鼓浪嶼)다. 아마도 샤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일 것이다. 이 구랑위에서도 특히 빼놓지 말아야 할 코스가 숙장화원, 호월원, 일광암 등이다. 숙장화원은 대만의 부호 린얼자(林爾嘉)가 만든 화원이다. 린얼자는 타이베이 반차오의 임가화원(林家花園)에서 살다가 일본이 타이완을 침략하자 구랑위로 왔다. 린얼자는 고향 임가화원을 그리워하며 이 화원을 만들었다. 호월원은 이 지역 영웅 정성공을 기리는 공원이다. 정성공은 푸젠성 일대를 청나라의 남하에 맞서 지켜냈다. 이후 청나라 세력이 강성해지자 타이완섬으로 건너가 당시 진주하고 있던 네덜란드 세력을 몰아낸 인물이다. 일광암은 '아침햇살을 비추는 바위'라는 뜻으로 샤먼의 심볼이라 할 수 있다. 해발 92.7m 정상에 서면 샤먼 본섬과 구랑위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붉은 지붕의 물결 너머로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언덕 위에 서자 도시와 해안이 한눈에 펼쳐진다. 사진은 중국 산둥성 칭다오의 대표 전망대인 소어산에서 내려다본 풍경이다. 춘절 연휴를 맞은 도시가 맑은 햇살 아래 고요하게 숨을 고르고 있다. 소어산 정상에 오르면 칭다오의 시간이 층층이 겹쳐 보인다. 한쪽으로는 모래사장이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바다로 스며들고, 다른 쪽으로는 붉은 기와 지붕의 주택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멀리 고층 빌딩군이 솟아 있어 전통과 현대가 한 화면에 공존한다. 바닷바람은 차지만, 풍경은 따뜻하다. 소어산은 해발 60여 미터 남짓의 아담한 언덕이지만 상징성은 크다. 이름은 산의 능선이 작은 물고기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이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물고기가 뛰노는 모습이 잘 보여 어부들이 길흉을 점쳤다는 민간 전승도 있다. 실제 여부를 떠나, 산 이름에 얽힌 이런 이야기는 도시의 해양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 이곳은 칭다오의 근대사를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장소다. 독일 조계 시기 조성된 붉은 지붕 건물들이 언덕 아래로 이어지며 독특한 도시 경관을 만든다. 그래서 칭다오는 ‘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