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베이징 중심에 놓인 자금성은 도시의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인상을 남긴다. 높은 성벽과 넓은 광장, 반복되는 문과 축선은 방문자의 동선을 자연스럽게 통제한다. 이 공간은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소가 아니다. 자금성은 중국이라는 국가가 권력을 어떻게 이해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중국에서 국가는 제도 이전에 질서였다. 그 질서는 눈에 보이는 형태로 구현돼야 했다. 자금성은 통치가 개념이 아니라 공간으로 작동했던 사례다. 그래서 이곳은 궁궐이면서 동시에 국가 그 자체였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자금성은 명·청 왕조 500년 동안 황제가 거주하며 통치하던 공간이다. 국가 권력의 중심이 한 치의 이동도 없이 고정돼 있었다. 권력은 이동하지 않았고, 백성이 다가가야 했다. 공간은 통치의 방향을 명확히 드러냈다. 이 궁궐은 접근 자체가 권력의 일부였다. 수많은 문과 마당은 단순한 건축 요소가 아니다. 단계적으로 권위를 체감하게 만드는 장치였다. 권력은 안쪽으로 갈수록 강화됐다. 중국에서 황제는 개인이 아니라 질서의 상징이었다. 자금성은 그 질서를 시각화한 결과물이다. 대칭과 축선, 반복 구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일본 미에현에 위치한 이세 신궁에서는 오래된 건축물을 찾기 어렵다. 대신 비슷한 형태의 신전이 반복해서 새로 지어져 왔다. 이 공간은 오래됐지만 낡지 않았고, 전통적이지만 과거에 묶여 있지 않다. 이세 신궁은 일본이라는 국가가 전통을 다루는 방식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일본은 근대화에 성공한 국가로 평가받지만, 그 과정에서 전통을 폐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변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세 신궁은 그 선택이 제도화된 공간이다. 일본의 시간 감각은 이곳에서 드러난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이세 신궁은 일본에서 가장 신성한 신토 공간이다. 천황가의 조상신으로 여겨지는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를 모신 장소다. 국가와 종교, 왕권이 이 공간에서 연결된다. 일본의 권위는 이 신전을 통해 상징화돼 왔다. 그러나 이 권위는 고정된 건축물에서 나오지 않는다. 이세 신궁은 20년마다 전면 재건된다. 동일한 형태를 유지하지만, 재료와 구조는 새로 바뀐다. 전통은 보존이 아니라 반복으로 이어진다. 이 방식은 일본 국가의 성격을 반영한다. 과거를 절대화하지 않고, 현재의 손으로 계승한다. 국가의 정통성은 낡은 유물보다 지속되는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한국인의 해외여행은 지난해 11월 기준 여전히 아시아 지역에 가장 많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해외관광객의 주요 목적지는 아시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유럽·미주·대양주 등 장거리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국민 해외관광객 주요 목적지별 통계’는 국가별이 아닌 권역별 해외관광객 이동 현황을 집계한 자료로, 한국인의 해외여행 흐름을 대륙 단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통계에서도 아시아 지역으로의 출국자가 가장 많아 단거리 해외여행 중심 구조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유럽과 미주, 대양주 지역 역시 해외관광객 이동은 이어지고 있으나, 아시아와 비교하면 규모 차이가 뚜렷했다. 장거리 지역은 항공 거리와 체류 기간, 여행 비용 부담 등의 영향으로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완만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프리카 지역의 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이번 결과는 해외여행이 재개된 이후에도 한국인의 여행 선택이 신중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장기간 체류가 필요한 장거리 여행보다는 짧은 일정으로 다녀올 수 있는 지역이 우선적으로 선택되고 있는 흐름이다. 해외여행 수요는 회복되고 있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카이로 도심에서 차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사막 위에 기자 피라미드는 놓여 있다. 이집트를 처음 찾는 여행자 대부분은 이 장면을 국가의 얼굴처럼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 피라미드들은 국가가 만들어낸 유산이 아니다. 국가는 훨씬 뒤에 등장했고, 문명은 이미 이곳에 서 있었다. 기자 피라미드는 이집트를 설명하는 출발점이지만, 동시에 국가라는 개념을 넘어서는 존재다. 왕조가 흥망을 거듭해도, 종교와 체제가 바뀌어도 이 구조물은 남았다. 이집트는 이 피라미드를 통해 과거를 소유하기보다, 과거 위에 서 있는 국가가 됐다. 그래서 이 공간은 지금도 현재형이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기자 피라미드는 이집트 국가의 시작을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국가 이전의 질서를 드러낸다. 파라오는 신이었고, 통치는 인간의 시간이 아닌 영원의 시간에 맞춰 설계됐다. 권력은 생존이 아니라 지속을 목표로 했다. 이 공간은 정치 권력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었는지를 증명한다. 수십만 명의 노동과 자원이 한 목적을 위해 조직됐다. 국가는 아직 없었지만, 통치 시스템은 완성돼 있었다. 피라미드는 권력이 문명으로 작동한 결과다. 오늘날 이집트는 이 유산을 국가 상징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지역에 주소를 두고 살지는 않지만, 반복적으로 방문하며 소비하고 머무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관광생활인구’다.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를 겪는 지역에서 이들은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발표한 ‘인구감소지역 관광 소비 변화 분석 및 관광 마케팅 전략 제안’ 보고서에 따르면, 다수의 인구감소지역에서 상주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관광객 방문과 관광 소비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흐름이 확인됐다. 보고서는 이를 지역에 거주하지 않지만 지역의 경제 활동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관광생활인구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관광생활인구의 가장 큰 특징은 ‘체류와 소비’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감소지역을 찾는 관광객 가운데 숙박을 동반한 방문 비중이 점진적으로 늘고 있으며, 식음료·숙박·편의점·레저 관련 소비가 지역 카드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게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관광이 아니라, 일정 시간 머물며 지역 생활권 안으로 들어오는 방문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관광객의 소비 구조다. 한국관광공사 분석 결과, 인구감소지역에서 관광객 소비는 대형 쇼핑시설보다 지역 식당, 숙박시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지방 관광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은퇴한 중장년층일까, 여유로운 여행을 즐기는 2030세대일까. 인구감소지역 관광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지방 여행의 얼굴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층위로 나뉜다.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발표한 ‘인구감소지역 관광 소비 변화 분석 및 관광 마케팅 전략 제안’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감소지역을 찾는 관광객은 특정 연령이나 성별에 집중되지 않고 비교적 고르게 분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방문 목적과 소비 방식에서는 세대별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연령대별로 보면 30·40대의 비중이 꾸준히 높은 편이다. 보고서는 이들을 가족 단위 여행과 짧은 체류형 여행의 핵심 수요층으로 분석했다. 주말이나 연휴를 활용해 지방을 찾고, 숙박과 식음료 소비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자녀를 동반한 여행은 지역 내 숙박과 음식점, 체험형 콘텐츠 소비로 이어지는 경향이 강하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체류 시간은 비교적 짧지만, 소비 단가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지역 특산물 구매, 지역 음식점 이용, 관광지 인근 숙박시설 소비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들이 ‘여유형 관광객’으로서 지역 관광 소비의 안정성을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하나투어는 중국 여행 수요 회복과 한·중 무비자 정책 시행에 맞춰 중국 법인 상하이 지점을 공식 오픈했다고 8일 밝혔다. 2024년부터 시행된 무비자 입국 정책으로 중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상하이·청두·칭다오·베이징 등 대도시 중심의 자유여행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상하이는 짧은 비행 거리와 풍부한 도시 콘텐츠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빠르게 회복하며 핵심 여행지로 부상했다. 하나투어는 이번 상하이 지점을 통해 △현지 호텔·입장권 직사입 강화 △신규 FIT 및 맞춤형 상품 발굴 △응급 상황 대응 체계 구축 △법인 영업 기반 출장 서비스 제공 등으로 중국 내 사업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하나투어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중심으로 한 ‘미서부 MLS 직관 여행’ 상품을 선보이며 글로벌 스포츠 팬 공략에 나선다. 최근 손흥민의 LAFC 이적과 메시 등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의 활약으로 메이저리그사커(ML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LA는 축구·농구·야구를 아우르는 스포츠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하나투어의 미서부 MLS 직관 여행은 LAFC 주요 경기를 1~2회 연속 관람하거나 NBA, MLB 경기까지 연계한 것이 특징이다. 경기 관람에 최적화된 일정과 동선을 구성해 축구는 물론 농구와 야구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2026년 2월 21일 MLS 시즌 개막일에 열리는 LAFC와 인터 마이애미 CF의 빅 매치를 직관하는 상품을 중심으로, 전문가 동반 상품과 항공·호텔·입장권을 결합한 직관텔 상품을 다양하게 마련했다. MLS와 NBA 경기를 함께 관람하는 일부 상품은 조기 완판되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하나투어는 오는 3월 MLB 시즌 개막 이후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인기 구단 경기를 포함한 MLB&MLS 직관 상품도 확대할 계획이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파리에서 바스티유를 찾으려 하면 성은 보이지 않는다. 광장 한가운데에는 기념 기둥이 서 있고, 그 주변을 일상이 흐른다. 그러나 프랑스를 이해하려는 시선은 여전히 이 자리에 멈춘다. 바스티유는 존재하지 않지만, 프랑스 국가를 설명하는 가장 강력한 장면으로 남아 있다. 이곳은 왕권의 상징이 무너진 자리다. 프랑스 혁명은 건축물을 파괴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공간의 기능이 사라진 뒤 의미가 더 커졌다. 바스티유 광장은 국가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무대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바스티유는 원래 감옥이었다. 왕권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던 장소였다. 시민에게 이 건물은 억압의 시각적 상징이었다. 그래서 혁명은 이곳을 선택했다. 1789년 7월 14일, 시민들은 바스티유를 습격했다. 군사적 의미는 크지 않았지만 상징성은 결정적이었다. 권력이 더 이상 신성하지 않다는 선언이었다. 국가는 이 장면에서 방향을 바꿨다. 프랑스가 이 장소를 계속 기억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혁명의 시작이 특정 인물이나 제도가 아니라 공간에 각인됐기 때문이다. 국가의 탄생은 사건이 아니라 장면으로 남았다. 바스티유는 그 장면의 이름이다. 오늘날 프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이탈리아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연상되는 이미지는 로마다. 수많은 유적과 광장이 겹쳐진 이 도시는 하나의 박물관처럼 보이지만, 그 중심에는 포로 로마노가 있다. 관광객에게 이곳은 폐허로 남은 고대 유적이지만, 국가의 관점에서 보면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포로 로마노는 이탈리아라는 국가가 태어나기 훨씬 이전에 이미 공공의 개념이 작동하던 공간이었다. 로마 제국은 사라졌지만, 그 공간은 폐기되지 않았다. 국가 이전에 형성된 질서와 공공성은 이후 수많은 정치 체제를 거치며 기준점으로 남았다. 이탈리아는 통일이 늦은 나라였지만, 국가를 설명하는 장면은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포로 로마노는 그 출발점에 해당하는 장소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포로 로마노는 로마 공화정과 제정의 핵심 공간이었다. 정치, 종교, 사법, 상업이 한곳에 모여 작동하던 장소였다. 국가라는 개념이 정립되기 전부터 공공의 삶은 이미 공간으로 구현돼 있었다. 이 점에서 포로 로마노는 단순한 유적이 아니라 국가 원형의 증거다. 이곳에서 시민은 권력을 목격했다. 원로원이 자리했고, 재판이 열렸으며, 공식 의례가 반복됐다. 권력은 폐쇄된 궁전이 아니라 열린 광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