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편집국] 파리를 걷는 사람은 누구나 도시가 아름답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화려함을 떠받치는 지하 깊은 곳에는, 전혀 다른 표정의 파리가 있다. 계단 131개를 내려가면 도시는 갑자기 어두워지고, 공기는 서늘해지며, 수 세기 동안 이동한 뼈들이 미로처럼 이어진 광대한 세계가 모습을 드러낸다. 빛 없는 공간에서 인간의 흔적은 돌이 아니라 해골과 뼈로 쌓여 있고, 기묘한 침묵이 그 모든 것을 지탱한다. 그곳이 바로 파리 카타콤이다. 도시 아래의 또 다른 도시파리 남부 몽파르나스 거리 아래에는 지상과 전혀 다른 풍경이 있다. 천장에는 오래된 채석장의 흔적이 얼룩처럼 남아 있고, 벽면에는 습기가 스며든 석회암이 층을 이루며 무너질 듯 이어져 있다. 지표면의 밝은 파리와 달리 이곳의 공기는 무겁고 촉촉하며, 한 걸음 떼는 소리조차 길게 울린다. 18세기 말까지 이 공간은 단순한 ‘갱도’였지만, 시간이 흐르며 파리의 죽음이 이곳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좁은 통로를 따라 걷다 보면 통로의 경계가 갑자기 바뀐다. 석벽을 대신해 사라지는 것은 수백만 구의 인간 뼈다. 정교하게 쌓인 대퇴골과 두개골이 마치 벽돌처럼 겹겹이 쌓여 이어지는데, 이 배열은 장식이 아니라
[뉴스트래블=편집국] 러시아 사하(야쿠티아) 공화국 동쪽 끝, 끝없이 이어지는 라르크트강 계곡 깊숙한 자리. 겨울이면 태양조차 수평선 위로 오래 머물지 못하는 이 땅에, 지구에서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한 정주지가 있다. 오이먀콘(Oymyakon). 수은이 얼어붙어 온도계가 멈추는 곳, 1933년 관측된 영하 –67.7℃는 인간이 ‘살고 있는 곳’에서 기록된 최저 기온으로 지금도 세계에 남아 있다. 이곳의 겨울은 단지 춥다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생존 자체가 하나의 풍경을 이루는, 다른 행성에 가까운 공간이다. 온도가 멈춘 마을오이먀콘의 겨울은 10월 말부터 시작된다. 기온이 영하 40℃ 아래로 떨어지는 데는 며칠도 걸리지 않는다. 12월과 1월의 평균 기온은 –45℃에서 –50℃, 그리고 최저는 –60℃ 아래로 내려간다. 이 지역은 북극해의 찬 공기가 사하 고원에 갇히며 빠져나가지 않는 ‘한랭 호(Cold Basin)’ 지형이다. 공기가 정체되면 마을 위로 안개가 낮게 깔리고, 숨을 쉬는 사람과 짐승의 입김이 하얀 층을 이루며 흩어진다. 그 풍경은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하다. 기온이 너무 낮아 차를 밖에 세워두면 엔진오일이 어는 것은 물론, 금속 부품이 부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 벨기에는 특별한 맥주로 겨울을 맞이한다. 바로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생산되는 ‘크리스마스 맥주’다. 한국에서 맥주는 차갑게 마셔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벨기에 사람들은 이 맥주를 10~12도의 미지근한 온도에서 천천히 음미한다. 차갑게 마시면 풍부한 향신료와 은은한 단맛이 묻히기 때문에, 와인처럼 향을 즐기며 한 모금씩 마시는 것이 전통이다. 크리스마스 맥주의 역사는 중세 수도원에서 시작된다. 겨울철 순례자와 손님을 위해 수도승들이 특별히 만든 배치가 그 기원이다. 알코올 도수가 높고, 건포도와 계피, 정향, 카라멜, 오렌지필 같은 향신료가 더해져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무엇보다 매년 레시피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그 해의 맥주는 그 해에만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벨기에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 맥주는 단순한 술이 아니라 연말에만 찾아오는 친구와도 같다. 집집마다 올해의 맥주를 고르는 전통이 있고, 전용잔과 함께 구성된 패키지는 가족과 친구에게 주는 인기 있는 선물이 된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벽난로 앞에서 함께 잔을 나누며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맥주와 갓 구운 와플을 곁들이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오스트리아의 크리스마스 마켓(Christkindlmarkt)은 시각적인 화려함뿐만 아니라 미각과 후각을 사로잡는 풍성한 미식 경험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11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마켓을 가득 메우는 따뜻한 향기는 방문객들에게 마법 같은 축제 분위기를 선사하며, 겨울 유럽 여행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시장의 영혼: 추위를 녹이는 '글뤼바인' 오스트리아 크리스마스 마켓의 핵심은 단연 글뤼바인(Glühwein)이다. 와인에 계피, 정향, 오렌지 껍질 등 다양한 향신료와 설탕을 넣어 따뜻하게 데운 이 음료는 차가운 겨울 공기 속에서 손과 몸을 녹여주는 역할을 한다. 비엔나 시청 앞 광장에서부터 잘츠부르크의 바로크 구시가지까지, 글뤼바인 한 잔은 축제의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열쇠와 같다. 일반적인 글뤼바인 외에도 럼이나 슈냅스(Schnapps)를 추가해 도수를 높인 펀치(Punsch)나 어린이들을 위한 달콤한 무알코올 음료도 마련되어 있어 남녀노소 모두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축제 분위기를 완성하는 고소한 향 글뤼바인의 향과 함께 거리를 지배하는 것은 바로 구워낸 견과류의 고소한 냄새다. 구운 아몬드 (Gebrannte Man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매년 11월 중순을 기점으로 오스트리아 전역이 반짝이는 불빛과 향긋한 글뤼바인(Glühwein, 따뜻한 와인) 향으로 물들고 있다.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축제와 문화의 장으로 거듭난 오스트리아의 크리스마스 마켓(Christkindlmarkt)이 겨울 유럽 여행의 핵심 콘텐츠로 급부상하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제국의 우아함, 도시형 크리스마스 마켓 오스트리아의 주요 도심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은 웅장함과 우아함을 자랑하며 '크리스마스 판타지'를 실현한다. 비엔나 시청 앞 광장 (Rathausplatz): 가장 규모가 큰 이곳은 '비엔나 크리스마스 꿈(Wiener Weihnachtstraum)'이라 불린다. 수많은 수공예품 가판대와 미식 요리 부스는 물론, 조명으로 장식된 시청사를 배경으로 대형 아이스 링크와 하트 조형물 나무가 설치되어 매년 수많은 방문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잘츠부르크 크리스트킨들 마르크트: 바로크 양식 구시가지 중심부인 돔 광장과 레지덴츠 광장에서 열려 고풍스러운 매력을 더한다. 전통적인 오두막들이 바로크 건축물과 조화로운 풍경을 연출하며 독특한 축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인스브루크 구시
[뉴스트래블=박주연 기자] 인공지능(AI)이 독일 관광산업의 변화를 이끌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업계가 AI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독일 인터넷 여행 협회(VIR)의 CEO인 미하엘 불러(Michael Buller)가 관광업계 전문지 fvw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불러 CEO는 "AI는 관광산업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개인화된 여행 경험과 더욱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위한 핵심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광업계가 AI 시스템에서 관련성을 유지하기 위해 데이터, 콘텐츠 및 디지털 채널을 구성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와 조작된 콘텐츠를 구분하기 위한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여행사들이 AI를 비즈니스 모델에 책임감 있게 통합할 수 있도록 데이터 보호, 윤리 및 내부 지침에 대한 명확한 규칙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내용은 한국관광공사 프랑크푸르트지사가 11월에 발행한 시장동향에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
[뉴스트래블=박주연 기자] 독일 여행업계가 11월 판매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지난달 대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사 'Dr. Fried und Partner'가 발표한 11월 여행사 동향 분석에 따르면, 독일 여행업계의 긍정적 전망 지수가 지난달보다 상승했다. 특히 여행사 매출은 전월 대비 증가세를 보였으며, 이는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독일 소비자들의 여행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가장 인기 있는 장거리 여행지로는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이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서 포르투갈 리스본, 태국 방콕, 오스트리아 빈 등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이들 인기 여행지들의 공통점은 다양한 문화 체험을 제공한다는 점으로 분석됐다고 한국관광공사 프랑크푸르트지사 보고서는 전했다.
[뉴스트래블=박주연 기자] 독일 최대 공항인 프랑크푸르트 공항이 10년간의 공사 끝에 신규 터미널 3의 공식 개장일을 확정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 발표에 따르면, 터미널 3은 2026년 4월 22일에 공식 개장하며, 첫 출발 항공편은 그 다음 날인 4월 23일로 예정돼있다. 전체 사업 비용은 40억 유로에 달한다. 공항 측은 개장에 앞서 2026년 1월 27일부터 4월 16일까지 약 8,000명의 테스트 참가자를 모집해 체크인, 보안 검사, 터미널 간 연결 열차인 'Sky Line' 연결 등을 시험하는 시범 운영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터미널 2를 이용 중인 57개 항공사는 2026년 4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4단계에 걸쳐 터미널 3로 이전하게 되며, 이후 터미널 2는 약 5년간 리노베이션 공사에 들어간다. 이 같은 내용은 한국관광공사 프랑크푸르트지사가 2025년 11월에 정리한 시장동향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크로아티아가 2025 트래비 어워즈에서 ‘지중해 최고 여행지’, ‘유럽 최고 크루즈 여행지’, ‘유럽 최고 여행지’ 등 3개 부문 동메달을 수상하며 관광업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이 시상식에서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246개의 섬을 ‘기항지가 아닌 목적지’로 만든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아드리아해 동쪽 해안에 위치한 크로아티아는 1,777km의 해안선과 천연 항구 조건을 갖춘 두브로브니크, 스플리트, 자다르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크루즈 관광을 발전시켜왔다. 특히 달마티아 해안은 온화한 기후와 중세 도시 유산이 어우러져 유럽 크루즈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다. 크루즈 일정의 중심지인 흐바르 섬은 연간 2,800시간 이상의 일조량과 라벤더 밭, 블루 케이브 등 독특한 자연경관으로 톰 크루즈, 비욘세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찾는 휴양지로 유명하다. 섬마다 다른 문화와 식문화를 갖춘 크로아티아는 자연과 문화 탐방을 선호하는 유럽·미주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지속가능한 관광 정책을 법제화하고, 호텔 등급 심사에 환경 기준을 도입하는 등 체계적인 인프라를 구축했다. ‘포말로(pomalo)’ 철학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체코는 유럽 한복판에 자리 잡았지만, 물가와 생활 여건 면에서는 서유럽보다 한결 여유롭다. 최근 몇 년간 ‘한 달 살기’ 목적지로 주목받는 이유는 유럽 특유의 문화와 생활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비용과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수도 프라하는 고전적 아름다움과 현대적 편의가 공존하는 도시다. 중세 건축물로 가득한 올드타운과 블타바강변은 여행객에게 낭만을 선사하지만, 장기 체류자에게는 안정적인 생활 인프라가 더 큰 장점이다. Numbeo의 2025년 자료에 따르면 프라하의 생활비 지수는 서울 대비 약 78% 수준이며, 중심가 원룸 월세는 약 28,000~32,000체코 코루나(USD 약 1,200)다. 교통과 식비를 포함한 1인 월평균 체류비는 약 2,000달러로 서유럽 주요 도시보다 합리적이다. 안전도 역시 높다. Numbeo 기준 체코의 국가 안전지수는 75점으로 독일(63점), 프랑스(46점)보다 높다. 프라하는 밤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으며, 여성 단독 체류자나 디지털 노마드에게도 ‘유럽에서 편안한 도시’로 평가된다. 의료 서비스 접근성도 장점이다. 체코의 공공의료 시스템은 보편적 건강보험 형태로 운영되며, EU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