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유럽 동남부 발칸반도, 이탈리아와 마주한 아드리아해. 투명한 바다 위로 1244개의 섬이 흩뿌려진 나라 크로아티아는 중세 도시 두브로브니크와 드라마 ‘왕좌의 게임’ 촬영지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나라를 처음 찾은 여행자들이 가장 당황하는 순간은 풍경이 아니라, 지도 앱을 켰을 때다. ‘방귀 섬’, ‘팬티 마을’, ‘브래지어 마을’, 심지어 ‘할머니 엉덩이 섬’까지. 장난처럼 보이는 이 지명들은 실제 크로아티아 지도에 존재한다. 농담 같지만, 모두 실존하는 이름이다. 아드리아해 한가운데 147개의 섬으로 이뤄진 코르나티 국립공원. 이 군도에 속한 ‘바비나 구지차(Babina Guzica)’는 크로아티아어로 번역하면 ‘할머니 엉덩이’다. 위에서 내려다본 섬의 둥글고 갈라진 형태가 이름이 됐다. ‘벨라 프르데자(Vela Prdeža)’, 일명 ‘큰 방귀 섬’은 바위 틈으로 바람이 통과할 때 실제로 묘한 소리가 난다고 전해진다. 두브로브니크 인근의 작은 마을 가치체(Gaćice)는 현대 크로아티아어로 ‘팬티’라는 뜻으로 읽힌다. 내륙으로 들어가면 그루드냐크(Grudnjak), 즉 ‘브래지어 마을’도 만난다. 주민 수 20여 명에 불
[뉴스트래블=편집국] 1883년 8월,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에 있던 섬 하나가 사라졌다. 정확히는, 섬의 대부분이 무너져 내렸다. 크라카타우(Krakatau). 당시 이 섬은 사람이 살던 곳은 아니었지만, 주변 해안에는 수십 개의 항구와 마을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날 이후, 그중 상당수는 지도에서 사라졌다. 크라카타우의 분화는 관측 사상 가장 강력한 화산 폭발 중 하나로 기록된다. 폭발음은 4800km 떨어진 인도양 건너편에서도 들렸고, 화산재는 성층권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 사건의 핵심은 화산 그 자체가 아니라, 섬이 붕괴되며 발생한 연쇄적 파괴였다. 섬이 무너질 때, 바다가 움직였다1883년 8월 26일부터 27일까지 이어진 대폭발은 크라카타우 화산체의 약 3분의 2를 붕괴시켰다. 그 결과 바다로 떨어진 거대한 암반과 화산 물질은 즉각적인 해저 변위를 일으켰고, 이는 초대형 쓰나미로 이어졌다. 기록에 따르면 최대 40미터에 달하는 파도가 자바와 수마트라 해안을 덮쳤다. 항구는 사라졌고, 해안 마을은 흔적 없이 쓸려갔다. 당시 사망자는 약 3만 6천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이 화산이 아닌, 바다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이 파괴는 선택적이지 않았다.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타지마할의 대리석 돔 위로 비치는 새벽빛, 갠지스 강변에서 이어지는 기도와 삶의 풍경은 인도를 단번에 잊을 수 없는 나라로 만든다. 수천 년 문명이 켜켜이 쌓인 이 땅은 여행자에게 압도적인 감동을 안기지만, 동시에 극심한 격차와 불안정한 일상이 공존하는 현실도 숨기지 않는다. 인도 여행은 낭만과 경외의 연속인 동시에, 끊임없는 경계와 판단을 요구하는 여정이다. 치안과 안전 상황인도 전반의 치안은 지역별 편차가 매우 크다. 대도시와 주요 관광지에서는 비교적 일상적인 여행이 가능하지만, 테러 발생 이력이 있는 잠무·카슈미르, 차티스가르, 비하르 등 일부 지역은 여전히 여행 자제가 권고된다. 강력 범죄의 빈도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소매치기와 절도, 사기 피해는 여행자에게 비교적 흔하다. 특히 친절을 가장한 접근이나 음료 제공을 통한 수면제 범죄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치·사회적 긴장과 일상 환경인도는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종교·민족·지역 갈등이 상존하는 사회다. 선거 기간이나 종교 행사, 정치적 이슈가 겹칠 경우 시위나 집회가 갑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다. 외국인 여행자가 이러한 현장에 휘말릴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초고층 빌딩과 정돈된 거리,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도시의 리듬 속에서 싱가포르는 ‘완벽하게 관리된 국가’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왔다. 아시아의 금융 허브이자 안전한 여행지로 손꼽히지만, 그 안정감은 관용이 아닌 엄격한 규율 위에 세워져 있다. 싱가포르는 자유로운 방랑보다는 규칙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는 도시다. 이곳을 여행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질서를 존중하는 태도를 선택하는 일에 가깝다. 치안과 안전 상황싱가포르는 세계에서 범죄율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로 평가된다. 강력 범죄나 여행자를 노린 범죄는 극히 드물며, 공공장소에서도 비교적 안심하고 이동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안전함은 시민과 방문객 모두가 규칙을 철저히 지킨다는 전제 위에 유지된다. 사소한 위반도 즉각적인 단속과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곳의 치안은 느슨하지 않다. 정치·사회적 긴장과 법 집행 환경싱가포르는 정치적 안정성이 매우 높은 국가지만, 그만큼 공공질서에 대한 통제도 강하다. 허가되지 않은 집회나 시위는 외국인에게도 명백한 위법 행위로 간주된다. 공공장소에서의 언행, 정부나 제도에 대한 공개적 비판 역시 상황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사회에서 법은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필리핀은 에메랄드빛 바다와 합리적인 물가, 영어 사용 환경이라는 장점을 앞세워 한국인 여행자에게 꾸준히 선택받는 나라다. 그러나 최근 필리핀 여행을 둘러싼 환경은 ‘자유로운 휴양지’라는 이미지와 다소 거리가 있다. 특히 입국 절차와 치안 문제는 여행 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현실로 자리 잡았다. 입국 심사, 무비자라도 안심할 수 없다필리핀은 한국인에게 최대 30일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있지만, 입국 심사는 결코 형식적이지 않다. 체류 목적이 불분명하거나 귀국 항공권, 숙소 정보 제시가 미흡할 경우 입국 거부로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는 입국 심사 과정에서의 태도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심사관의 질문에 불성실하게 답하거나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경우, 또는 과도한 항의나 무례한 행동을 보일 경우 즉각적인 입국 거부가 결정되기도 한다. 이 경우 공항 내 보호시설에서 대기한 뒤 항공편으로 강제 송환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여권·체류 이력, 사소한 흠도 문제가 된다여권 유효기간은 출국일 기준 최소 6개월 이상 남아 있어야 하며, 훼손된 여권은 입국 거부 사유가 된다. 과거 필리핀에서 장기 체류하거나 무비자 체류를 반
[뉴스트래블=편집국] 황허(黃河)는 중국 문명의 젖줄로 불려왔다. 수천 년 동안 이 강은 농경지를 적시고, 도시를 키웠으며, 왕조의 흥망을 실어 나르는 통로였다. 그러나 그 강이 방향을 바꾸거나, 흐름을 멈추는 순간, 사람의 삶은 즉각적으로 균열을 드러냈다. 중국 북부와 서북부 곳곳에 흩어진 ‘황허 유령마을’은 그 결과물이다. 이 마을들은 지도에서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행정구역상 존재하지만, 실제 거주자는 거의 없다. 건물은 남아 있고, 도로도 이어져 있으나 생활의 소리는 사라졌다. 강이 더 이상 닿지 않는 순간, 마을은 기능을 잃었다. 통제된 강, 무너진 생활권황허 유역의 변화는 단기간의 자연재해가 아니다. 20세기 후반부터 이어진 대규모 치수 사업, 댐 건설, 관개 수로 확장, 산업용수 우선 배분이 누적된 결과다. 상류에서 물을 붙잡자 하류는 점점 말라갔다. 일부 구간에서는 강바닥이 드러났고, 지류는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 이 변화는 곧바로 농업 생산성 저하로 이어졌다. 우물은 깊어졌고, 토양 염분 농도는 높아졌다. 작물이 자라지 않자 사람들은 떠났다. 이주 정책이 시행된 지역도 있었고, 아무런 안내 없이 마을이 비워진 곳도 있다. 남은 것은 텅 빈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방콕의 네온과 치앙마이의 사원, 푸켓과 파타야의 해변은 오랫동안 태국을 ‘가장 친숙한 해외 여행지’로 만들어왔다. 저렴한 물가와 온화한 인상, 자유로운 분위기는 수많은 여행자를 끌어들였지만, 현재의 태국은 그 익숙함만으로 접근하기엔 분명한 경계가 필요한 나라다. 태국은 한국과 비자면제협정을 체결한 국가로 관광 목적의 90일 이내 체류는 비자 없이 가능하다. 그러나 입국 요건과 세관 규정, 그리고 현지 법 적용은 생각보다 엄격하다. 특히 불상, 골동품, 종교 관련 물품의 반출은 제한되며, 성분이 불분명한 의약품이나 마약류 관련 위반은 중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안과 안전 상황태국의 전반적인 치안은 동남아 국가 중 비교적 안정적인 편으로 평가되지만, 관광객을 노린 범죄는 일상적으로 발생한다. 방콕과 파타야, 푸켓 등 주요 관광지에서는 소매치기와 오토바이를 이용한 날치기가 반복되고 있으며, 유흥가 인근에서는 음료에 약물을 넣어 금품을 탈취하는 사례도 보고돼 있다. ‘여행객이 많다’는 사실이 곧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치·사회적 긴장과 일상 환경현재 태국은 전쟁이나 내란 상태는 아니지만, 정치적 긴장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도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캄보디아는 여행자에게 두 겹의 얼굴을 동시에 내민다. 한쪽에는 앙코르와트를 중심으로 한 크메르 문명의 장엄한 유산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여전히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치안과 인프라의 불안이 자리한다. 이 나라는 준비 없는 낭만보다, 현실을 인식한 여행자에게 더 깊은 인상을 남긴다. 치안과 안전 상황 캄보디아의 전반적인 치안은 과거에 비해 개선됐지만, 여행자가 체감하는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프놈펜과 시엠립 같은 주요 도시에서도 절도와 강도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며, 특히 야간에는 위험도가 높아진다. 오토바이 택시를 이용한 날치기, 경찰이나 군 복장을 가장한 무장 강도 사례도 보고돼 왔다. 외국인을 표적으로 한 범죄가 드물지 않다는 점에서, ‘관광지라서 안전하다’는 인식은 경계해야 한다. 정치·사회적 긴장과 일상 환경 현재 캄보디아는 전쟁이나 내란 상황은 아니지만, 제도적 안정성과 공공 서비스 수준은 선진국과 거리가 있다. 법 집행이 일관되지 않은 경우가 있고, 사고 발생 시 외국인에게 불리하게 상황이 전개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교통사고나 분쟁 상황에서는 감정적인 대응이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사회 전반에 깔린 낮은 신뢰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세계 최대의 군도 국가 인도네시아는 ‘천 개의 섬’이라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닌 나라다. 발리의 해변과 족자카르타의 고도, 보로부두르와 쁘람바난 사원은 오랫동안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그러나 이 광대한 국토와 문화적 다양성은 여행자에게 매혹만큼이나 복잡한 현실을 함께 안긴다. 인도네시아 여행은 풍경을 즐기는 동시에, 질서가 느슨한 사회 구조를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치안과 안전 상황인도네시아의 전반적인 치안은 지역별 편차가 크다. 발리와 자카르타 중심부처럼 관광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관광객이 몰리는 만큼 소매치기와 절도, 강도 사건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사람이 많은 터미널, 쇼핑몰, 관광지 주변에서는 가방 절도와 오토바이를 이용한 날치기가 반복적으로 보고된다. 영세 택시를 이용하다가 강도로 변하는 사례도 있어 이동 수단 선택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치·사회적 긴장과 테러 위험인도네시아는 과거 발리 폭탄 테러를 겪은 이후 대테러 경계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대규모 테러 위험은 낮아졌지만,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잠재적 위협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 외국인이
[뉴스트래블=편집국] 루트 사막(Dasht-e Lut)은 사람이 살지 않는 땅이다. 정확히 말하면, 사람이 머무르지 못하는 지표다. 이란 남동부에 펼쳐진 이 사막은 지리적으로 특별하지 않아 보인다. 바다도 없고, 산맥의 끝자락도 아니다. 그러나 위성 관측 자료가 이 지역을 지속적으로 지목해왔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지표면 온도가 기록된 장소. 생명 활동이 통계적으로 소멸하는 구간이다. 2005년부터 NASA의 위성 열 관측 결과, 루트 사막 일부 지역의 지표면 온도는 섭씨 70도를 넘어섰다. 이는 인간의 체온이 아니라, 지면 자체가 도달한 수치다. 공기보다 땅이 먼저 한계에 도달하는 공간. 이곳에서 태양은 빛이 아니라 압력에 가깝다. 지형이 만든 무인 지대루트 사막의 핵심은 ‘칼루트(Kalut)’라 불리는 지형이다. 수십 km에 걸쳐 이어지는 이 침식 지형은 바람과 열이 만든 결과물이다. 마치 건물이 무너진 도시처럼 보이는 이 구조물은 물의 흔적이 거의 없다. 바람은 모래를 옮기지 않고, 바위를 깎는다. 그 결과 생성된 협곡과 능선은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반복된다. 이곳에서는 방향 감각이 무의미해진다. 지표의 형태가 유사하게 반복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