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편집국] 전 세계 관광산업이 폭염, 산불, 홍수 등 기후 위기의 충격을 온몸으로 맞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기사에서 “폭염과 산불, 여행 비용이 휴가 문화를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Do heatwaves, wildfires and travel costs signal the end of the holiday abroad?)”고 경고했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2023년 강릉 산불과 2024년 서울 사상 최다 폭염경보일수는 관광 인프라가 기후 위기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한국 관광정책은 외래객 수치와 외화 수익 목표에 집중하면서, 기후 위기 대응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 실제로 주요 관광지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야외 관광객 감소, 산불과 미세먼지로 인한 환경 피해가 반복적으로 보고된다. 관광 산업이 경제적 성과만 추구할 때, 자연 환경과 지역 주민은 큰 부담을 떠안게 된다. 문제는 대응이다. 지자체와 관광공사는 여전히 대규모 페스티벌과 해양 불꽃쇼 등 탄소 다배출형 이벤트에 예산을 집중한다. '지속가능 관광'을 외치지만, 실질적 조치는 미미하다. 친환경 교통수단 도입, 관광지 친환경 관리, 지역 생태 보호 프로그램 등 구체적 정책 실
(뉴스트래블) 김응대 칼럼니스트 = 2024년 대한민국 정부는 ‘관광수출 혁신전략’을 발표하며 외래관광객 2000만 명 유치와 관광수입 245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K-팝, K-드라마, K-푸드 등 세계적 콘텐츠를 보유한 한국이 관광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러나 정작 전략의 내용은 구호에 비해 빈약했고, 경쟁국들과의 비교에서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 관광은 단순한 유치 경쟁이 아니라, 국가 브랜드와 산업 혁신의 축이 돼야 한다. 지금 한국의 전략은 그 이상을 담지 못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외래관광객 정책 수립을 위한 데이터 활용 제고 방안'(2024)에 따르면, 한국은 외래관광객의 이동경로, 소비패턴, 체류행태 등 세부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관광정책은 여전히 단체관광 중심이며, 서울·부산·제주 등 일부 지역에 편중된 인프라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신시대 인바운드 확대 액션 플랜’을 통해 지방 관광지로의 분산을 유도하고, 모바일 위치정보와 신용카드 거래 데이터를 결합해 실시간 관광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일본은 관광을 통해 지방 경제를 살리고, 관광객의 소비를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캐
[인천 섬 특집–프롤로그] 서해의 보물, 인천 섬 여행으로 떠나다 부제 : 서해의 보물섬, 인천으로 떠나는 자연과 역사의 여행 인천 섬 특집① 모래와 바람이 머무는 곳, 덕적도 부제 : 자연의 품에서 느끼는 평화와 자유 인천 섬 특집② 서해 최북단, 바람과 시간의 섬 – 백령도 부제 : 신비한 풍경과 역사의 숨결이 깃든 곳 인천 섬 특집③ 도심에서 가까운 바다, 무의도에서 느끼는 휴식 부제 : 도심 속 오아시스, 자연과 만나는 순간 인천 섬 특집④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섬, 교동도 부제 : 역사가 전하는 오래된 이야기의 향기 인천 섬 특집⑤ 갯벌과 전통 어촌이 살아있는 섬, 자월도 부제 : 자연과 함께하는 전통의 시간 인천 섬 특집⑥ 해양 레저와 풍광이 조화를 이루는 섬, 영흥도 부제 : 모험과 아름다움의 만남, 활기찬 섬 여행 인천 섬 특집⑦ 힐링과 자연 산책, 장봉도에서 만나는 서해의 여유 부제 : 잔잔한 바다와 함께하는 마음 치유의 시간 인천 섬 특집⑧ 작은 섬, 큰 자연의 매력 – 소청도 부제 : 작은 땅에 담긴 무한한 자연의 이야기 인천 섬 특집⑨ 덕적도 부속 섬 – 작은 섬이 전하는 특별한 서해의 경험 부제 : 섬 속 작은 세계, 특별한 인
[뉴스트래블=관리자] 2024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1637만 명에 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회복세가 본격화되며, 관광업계는 모처럼 활기를 되찾는 듯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회복의 이면에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같은 해 관광수지는 100억 달러 이상 적자를 기록하며, 한국 관광산업의 체질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관광객은 늘었지만, 그들이 한국에서 지갑을 여는 빈도는 줄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002달러로, 2019년 대비 18.3%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인의 해외여행 지출은 131억 달러에 달해, 외래 관광객의 소비(77억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관광객 수는 회복됐지만, 관광수지는 더 악화된 것이다. 문제는 단순한 수치에 그치지 않는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겪는 불편은 여전히 심각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글 지도다. 군사보안상의 이유로 지도 데이터 반출이 제한되면서, 구글맵의 길찾기 기능이 한국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사례다. 2024년 외국인 관광객 불편 신고 중 가장 많은 비중(30.2%)이 구글맵
[뉴스트래블=관리자] 30년 넘게 국내 여행업계를 이끌어온 하나투어가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네이버·야놀자 같은 플랫폼 기반 온라인 여행사(OTA)의 공세가 거세지자, 전통 여행사가 살아남을 길은 디지털 전환뿐이라는 판단에서다. 하나투어는 1993년 국진여행사로 출발해 1996년 사명을 변경했다. 2000년 코스닥, 2011년 코스피 상장을 통해 ‘여행사의 신화’를 썼고, 일본·중국·유럽 등지에 법인을 설립하며 아웃바운드(해외여행) 시장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에는 연매출 8282억 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팬데믹 기간 매출이 급감했고, 비주력 사업인 면세점 실적까지 악화되면서 경영권은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의 손에 넘어갔다. ◇ ‘하나팩 2.0’, 고객 불만을 기회로 전통 여행사가 생존을 모색한 길은 바로 상품 혁신이었다. 하나투어는 2021년 ‘하나팩 2.0’을 출시했다. 기존 패키지 여행의 고질적 불만이었던 강제 쇼핑, 선택 관광을 과감히 뺀 대신, 맞춤형 일정과 소규모·럭셔리 여행으로 변화를 꾀했다. 이는 단체 위주의 패키지 모델에
(뉴스트래블) 정인기 칼럼니스트 = 서울의 한 특급호텔을 예약하던 외국인 관광객 A씨는 결제 단계에서 뜻밖의 추가 요금을 마주했다. 객실 요금 외에 ‘봉사료 10%’가 별도로 청구된 것이다. 팁 문화가 없는 나라에서 왜 이런 요금이 붙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이는 단순한 가격 정책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관광호텔의 봉사료 제도는 소비자 신뢰, 국제 관광 경쟁력, 그리고 서비스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봉사료는 원래 고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한 보상으로 부과되는 금액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 개념이 왜곡돼 서비스 품질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10%를 청구하는 관행으로 굳어졌다. 문제는 이 봉사료가 법적 근거 없이, 소비자에게 사전 고지 없이, 최종 가격에 포함되지 않은 채 청구된다는 점이다. 예약 페이지에는 표시되지 않다가 결제 단계에서야 등장하는 이 요금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불쾌한 ‘가격 트릭’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해외 호텔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미국은 팁 문화가 뿌리 깊어 봉사료 대신 자율적인 팁이 일반적이며, 일본은 ‘오모테나시’ 정신에 따라 봉사료나 팁 없이도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럽은 봉사료를 포
(베트남=뉴스트래블) 박민영 기자 = 새벽 5시 10분. 알람보다 먼저 눈을 떴다. 고작 다섯 시간 남짓한 잠이었지만, 머리는 뜻밖에 맑았다. 서둘러 아침 준비를 마친 뒤, 어제 사둔 반미와 과일로 간단히 속을 채웠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란하베이에서의 선상 투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에 오르자 열 명 남짓의 외국인 여행객들이 서로 다른 언어와 표정을 안고 자리를 채웠다. 국적도, 나이도 제각각이었지만, 배가 선착장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 모든 차이는 바다 앞에서 무의미해졌다. 흐리던 하늘은 어느새 맑게 개었고, 유람선과 카르스트 지형이 눈앞에 펼쳐졌다. “와…” 감탄이 절로 나왔다. 바다와 섬이 빚어낸 장대한 풍광 앞에서는 누구나 그저 순수한 관찰자가 될 뿐이었다. ◇ 배 위에서 만난 자연의 위대함 배가 출발하자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감탄을 표현했다. 누군가는 혼잣말로 감정을 흘렸고, 또 다른 이는 일행과 감탄사를 주고받으며 풍경을 나눴다. 대부분은 카메라를 들었지만, 나는 그 순간을 내 눈에 온전히 담기로 했다.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배는 마치 탐험선을 떠올리게 했고, 오랜 기다림은 어느새 벅찬 충만함으로 바뀌었다. 베트남 북부, 하롱베
[뉴스트래블=관리자] 한국의 여행수지가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은 앞다퉈 해외로 나가 돈을 쓰지만, 정작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남기는 돈은 턱없이 부족하다. 문제는 이 구조가 단순한 관광 현상이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을 흔들 수 있는 ‘만성 체질’이 됐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국제수지 통계(2025년 3월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여행수지는 약 12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원화로 환산하면 17조 3000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은 무려 25년 연속 여행수지 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2018년 이후 최대 적자폭이다. 반면 국민의 해외 소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24년 한국인의 해외여행자 수는 2868만 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878만 명)에 근접한 수준이며, 전년 대비로는 26.3% 증가했다. 특히 일본은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로, 2024년 일본 방문객은 882만 명에 달해 단일 국가 여행지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야놀자 리서치, 2025년 1월 보고서). 국내 한 푼이면 해외 하루가 가능하다는 ‘저비용 해외여행’ 인식이 국민 발길을 일본과 동남아로 이끌고 있는
[뉴스트래블=관리자] = 세계는 지금 하늘길을 넓히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향후 20년 동안 전 세계 항공 여객 수요가 지금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급격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신공항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현재 약 170개의 신공항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8곳의 신공항 사업이 추진 중이며, 이들 공항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관광산업의 판도를 바꿀 전략적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일정 지연, 환경 논란, 수요 예측의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난제가 얽혀 있어, 활주로가 열릴지 논쟁만 길어질지 여전히 안갯속이다. 부산 가덕도에서는 동남권 관문공항이 속도를 내고 있다. 애초 2035년 개항 예정이었지만, 2030 세계박람회 유치와 맞물리며 목표 시점이 2029년으로 앞당겨졌다. 그러나 최근 시공사와의 계약이 중단되며 일정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약지반과 해상 활주로 건설이라는 기술적 난관이 겹쳐, 실제 개항 시점은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내륙에서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2030년 개항을 목
[뉴스트래블=관리자] 여행지를 고를 때 우리는 늘 망설인다. 동남아의 바다, 유럽의 도시, 일본의 골목길. 그런데 정작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거대한 여행지는 종종 잊히곤 한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역사와 문화의 교과서이자, 미식과 자연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다. 베이징 자금성에 서면 황제의 위엄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시안 병마용 앞에서는 수천 년 전 병사들의 숨결이 느껴진다. 동북 3성에 발걸음을 옮기면 고구려와 발해의 흔적을 따라가며 우리의 뿌리를 확인할 수도 있다. 여행이 단순한 관광을 넘어 ‘역사 체험’이 되는 순간이다. 입이 즐거운 여행지를 찾는다면 역시 중국이다. 북경오리의 고소한 향, 사천 훠궈의 얼얼한 매운맛, 광둥 딤섬의 섬세한 손맛, 상하이 소롱포의 육즙은 여행을 떠날 또 다른 이유가 된다. 한 나라 안에서 전혀 다른 요리 세계가 펼쳐지니, 마치 여러 나라를 동시에 도는 기분이다. 자연의 스케일은 더 압도적이다. 장가계의 기묘한 봉우리 숲은 영화 세트장보다 더 비현실적이고, 황산의 운해는 일출 한 장면으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긴다. 구채구의 옥빛 호수와 티베트 고원의 맑은 하늘은 오직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색깔이다. 무엇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