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관리자 기자] 여행을 선택하고 예약하고 이동하는 모든 과정이 빠르게 AI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관광 산업의 구조가 뒤흔들리는 상황에서 전통 여행사와 호텔, 글로벌 OTA는 지금 어떤 생존 전략을 준비하고 있을까. 최근 업계 발표 자료에서는 관광 현장에서 AI 적용이 이미 본격화됐으며, 고객 행동 분석과 맞춤 제안, 자동화된 상담과 결제까지 AI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가 등장한다. 한국관광공사의 ‘관광 산업 AI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도 관광의 생산·소비 전 과정이 재편되는 흐름이 강조됐다.

가장 먼저 변화를 체감하는 곳은 여행사다. 기존 상담 기반 상품 판매 방식은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여행객이 직접 검색하고 AI 챗봇과 플래너가 일정을 설계해주는 환경에서 여행사는 단순 판매자가 아니라 기획자와 큐레이터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보고서는 여행사가 데이터 분석 역량을 확보해 여행자 성향을 읽어내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개인 취향을 미세하게 반영한 일정 설계나 테마 중심의 맞춤형 패키지는 여전히 인간 전문가의 강점으로 남아 있어 차별화 지점으로 떠오른다.
호텔업 역시 재편이 불가피하다. 예약부터 체크인, 객실 관리까지 AI가 개입하면서 자동화 수준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체인 호텔들은 이미 가상 고객 응대, AI 기반 요금 최적화, 체류 데이터 분석을 통한 서비스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호텔이 AI를 도입한다고 해서 서비스 품질이 곧장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AI 기반 운영 체계와 현장 직원의 역할이 균형을 이뤄야 고객 만족도가 유지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결국 숙박업의 본질은 편안한 체류 경험에 있기 때문에 AI는 이를 뒷받침하는 조력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OTA의 경우 변화는 기회에 가깝다.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한 만큼 추천 알고리즘 고도화와 동적 가격 책정에 강점을 가진다. 다만 경쟁 플랫폼 간 기술 격차가 커지는 만큼 중소 OTA의 시장 진입 장벽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보고서는 AI가 불러올 초개인화 경쟁이 심화될수록 플랫폼 간 편중이 가속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OTA는 단순 예약 중개를 넘어 여행 전후의 경험까지 연결하는 서비스로 확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시대에 산업 전반이 겪는 혼란은 단기적이지만 방향성은 명확하다. 여행자는 과거보다 더 정교하게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고, 산업은 이를 더 빠르게 읽어내고 대응해야 한다. 지역 관광지 운영에서도 AI 기반 혼잡 예측이나 동선 최적화가 적용되고 있어 현장 운영 효율화까지 변화가 확산되고 있다.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등장하는 가운데, 업계는 기술 자체보다 이를 활용해 고객 경험을 어떻게 재구성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보고서가 강조하듯 AI는 관광업을 대체하기보다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내는 도구에 가깝다.
AI 도입의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다. 이제 전통 여행사, 호텔, OTA가 살아남는 방식은 기술을 배경으로 고객 경험을 다시 설계하는 데 달려 있다. 표준화된 여행에서 벗어나 개인의 감각을 세밀하게 반영하는 방향이 자리 잡으면서, 관광업계의 리포지셔닝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