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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분석] AI가 흔드는 관광 산업의 균형…전통 구조를 재정렬하는 ‘새 질서’가 온다

관광산업 AI 전환 경향을 중심으로 일본·싱가포르·유럽의 흐름을 비교해 본다

[뉴스트래블=정국환 기자] 관광 산업이 빠르게 AI 중심의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관광 AI 구현을 위한 관광산업 대응 방안’ 보고서는 현재 관광 생태계 전반에서 발생하는 기술 변화와 정책 흐름을 핵심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한 문서다. 슬라이드 대부분이 불릿 형태로 압축돼 있지만, 그 안에는 AI가 관광업의 공급·운영·소비 패턴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대한 방향성이 담겨 있다. 보고서가 지적하듯 관광업은 정보 획득에서 예약·결제, 현장 운영, 사후 관리까지 AI 개입이 비약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초개인화’, ‘운영 자동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같은 키워드를 반복적으로 제시하며, 각국이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는 방식이 앞으로 관광 경쟁력을 가를 요소라고 평가한다. 일본·싱가포르·유럽 사례를 비교해 보면, 각 지역의 정책 기조와 산업 구조가 AI 도입 방식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은 보고서에서 강조된 ‘현장 문제 해결형 AI 도입’의 대표적인 모델로 볼 수 있다. 일본 관광청과 지자체는 혼잡 예측, 군중 데이터 분석, 교통 흐름 최적화 등 물리적 현장을 직접 개선하는 기술을 중심에 두고 있다. 보고서가 소개한 스마트 관광 흐름과 같은 개념은 일본의 정책 방향과 상당 부분 겹친다. 실제로 일본은 AI 기반 센서 인프라와 지역 운영 시스템을 확대해 방문객 분산, 지역 균형 발전, 주민 수용성 확보라는 목표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AI가 관광객을 유도하는 도구라기보다 ‘문제 조정 장치’로 활용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싱가포르는 보고서가 제시한 ‘플랫폼 중심의 초개인화·경험 확장’ 흐름에 가장 부합한다. 싱가포르는 국가 디지털 전략을 기반으로 관광 플랫폼을 통합하고, 생성형 AI를 활용한 개인 맞춤 추천, 실시간 정보 제공, 가상체험 콘텐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고서에서도 관광 서비스가 단일 접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행 전·중·후의 경험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방향이 미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싱가포르는 공공 플랫폼을 토대로 민간 기술기업과 스타트업이 실증사업에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며 이 흐름을 앞당기고 있다.

 

유럽은 보고서가 지적한 ‘규범·제도 기반의 안정적 AI 도입’과 맞닿아 있다. 유럽은 기술 혁신보다 기술이 사회에 미칠 영향, 개인정보 보호, 과잉관광 관리 등 규범적 요소를 먼저 정비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보고서 곳곳에서 지속가능성, 공공 책임, 투명성 같은 키워드가 등장하는데, 이는 유럽의 관광 정책과 밀접하게 맞물린다. 유럽 국가들은 공공 주도의 테스트베드와 정책 실험을 통해 AI 적용 기준을 다듬으며, 관광 분야에 ‘신뢰 가능한 기술 도입’이라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고서가 말하는 관광산업 AI 전환의 핵심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구조의 재정렬’이다. AI는 기존 사업자의 역할을 흐리게 만들면서 새로운 경계를 만든다. 여행사의 상품 기획 기능은 AI 추천 알고리즘과 경쟁하게 되고, 호텔의 운영 관리 기능은 자동화 시스템과 통합된다. OTA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욱 정교한 가격·추천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시장 집중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각 주체가 어떤 역할을 맡고, 어떤 가치에 집중할 것인지가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결국 일본·싱가포르·유럽 사례는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을 보여주지만, 보고서가 제시한 핵심 방향성과 모두 연결된다. 일본은 운영 기반, 싱가포르는 플랫폼 기반, 유럽은 규범 기반으로 AI를 받아들인다. 관광 산업이 AI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어느 방식이 정답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보고서의 결론처럼 각 지역이 선택한 우선순위는 향후 관광 회복력과 성장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는 시기일수록 정책과 산업 전략은 더욱 분명한 기준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 비교는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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