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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심층] "찍고 오는 여행은 끝났다"… 미국 MZ세대, '현지인처럼 살기' 슬로우 트래블에 몰입

 

[뉴스트래블=박주연 기자] 과거의 여행이 유명 랜드마크 앞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는 ‘점(點)의 관광’이었다면, 현재 미국 MZ세대가 추구하는 여행은 현지의 삶에 깊숙이 침투하는 ‘선(線)과 면(面)의 여정’으로 변모했다. 한국관광공사 뉴욕지사가 발표한 ‘미국 관광시장 내 경험 중심의 여행 소비 트렌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여행은 이제 단순한 일탈이 아닌 개인의 가치관을 증명하는 고도의 ‘라이프스타일 소비’로 정의된다.

 

랜드마크 대신 골목길… '일상의 비일상화'

미국 Z세대의 약 32%가 해외 여행지에서 가장 하고 싶은 활동으로 ‘현지 슈퍼마켓 방문’을 꼽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에게는 에펠탑이나 타임스퀘어보다 현지인이 먹고 마시는 식재료, 동네 작은 카페의 단골들, 이름 모를 골목의 정취가 더 매력적인 관광 자원이다. 짧은 일정에 여러 도시를 바쁘게 옮겨 다니던 '도장 깨기'식 여행은 가고, 한 도시에서 최소 일주일 이상 머물며 단골 가게를 만드는 ‘슬로우 트래블(Slow Travel)’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사회적 교류와 정체성 형성의 장

여행의 목적 또한 ‘보는 것’에서 ‘만나는 것’으로 이동했다. 조사 결과 Z세대의 74%가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위해 여행을 떠난다고 답했다. 이는 슬로우 트래블이 단순한 휴식을 넘어, 현지 커뮤니티에 소속되어 그들의 문화를 배우고 교감하며 자신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이들은 '임시 거주자(Temporary Resident)'로서의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공유 숙소를 이용하고, 현지 원데이 클래스나 커뮤니티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AI가 제안하고 취향이 완성하는 '초개인화 계획'

이러한 심층 여행을 가능케 하는 동력은 기술에서 나온다. 미국 Z세대의 72%가 2026년 여행 계획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할 의향을 밝힌 가운데, AI는 이들의 파편화된 취향을 정교하게 분석해 대중적인 명소가 아닌 ‘나만을 위한 로컬 스팟’을 제안한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콘텐츠를 통해 영감을 얻고, AI로 최적의 로컬 경로를 설계하는 방식은 슬로우 트래블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여행의 질을 비약적으로 높이고 있다.

 

지속 가능한 관광을 향한 발걸음

슬로우 트래블의 확산은 관광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에 대한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정 명소에만 몰리던 인파가 지역 구석구석으로 분산되면서, 관광 수익이 지역 소상공인에게 직접 전달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관광 경쟁력이 이제 ‘얼마나 화려한가’가 아닌 ‘얼마나 깊은 연결감을 주는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한국 관광 역시 대규모 단체 관광 위주의 전략에서 벗어나, 지역 고유의 일상을 세련된 콘텐츠로 치환하는 ‘체류형 관광 모델’로의 전면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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