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하노이의 아침 공기를 가르며 들려오는 철판의 ‘탁탁’ 소리. 버터가 녹아내리는 향이 좁은 골목을 채운다. 반쯤 열린 포장마차 안, 바게트가 노릇하게 구워지며 빵 껍질이 살짝 갈라진다. 노점상 주인은 손끝으로 고수를 찢고, 단무지를 건져 올린다. 몇 초 사이에 만들어진 반미 하나가 종이봉투에 싸여 손님에게 건네진다. 그 짧은 순간, 베트남의 역사와 일상이 한입 크기로 포장된다. 반미는 단순한 샌드위치가 아니라, 한 나라의 근현대사를 압축한 ‘먹는 기억’이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바게트는 지배의 상징이었다. 밀가루는 귀했고, 쌀이 주식인 베트남인에게 빵은 낯선 서양의 음식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곧 그것을 자기 방식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쌀가루를 섞어 더 가볍고 바삭하게 굽고, 비싼 햄 대신 저렴한 돼지고기, 닭고기, 간 레버페이스트를 넣었다. 절인 무와 당근, 신선한 고수, 매운 칠리소스를 곁들이며 입맛에 맞게 변주했다. 그렇게 프랑스의 빵은 베트남의 거리에서 다시 태어났다. 오늘날 하노이와 호치민의 아침은 반미 없이는 설명되지 않는다. 포장마차마다 빵 굽는 냄새가 가득하고, 도시의 스쿠터 행렬은 반미를 한 손에 든 채 흐른다. 석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외국인 관광객의 미식 동선이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전주 한옥마을, 남산타워, 인사동 같은 전통 관광지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성수동, 가회동, 명동의 골목길과 동네 카페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들이 찾는 목적지는 ‘명소’가 아니라 ‘일상’이다. 한국관광공사의 외국인 카드결제 데이터는 이런 흐름을 명확히 보여준다. 2025년 기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소비한 업종은 편의점, 카페, 햄버거, 베이커리 순이었다. 그중에서도 로컬 카페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외국인의 로컬 카페 이용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1.5% 증가했고, 특히 대만(58.5%), 일본(30.0%), 중국(32.0%)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성수동이 전체 외국인 카페 결제의 18.8%를 차지하며 단연 1위였다. 명동(11.2%), 서교동·압구정동(각 8.8%), 가회동(6.3%), 한남동(5.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성수동은 한때 공장지대였지만, 카페와 베이커리, 디자인 편집숍이 들어서며 이제는 ‘로컬 감성의 성지’로 불린다.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의 도시 문화와 미식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 동네로 자리 잡았다. 이 변화의 핵심은 ‘일상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멕시코의 아침은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타말레 냄새로 시작된다. 옥수수잎에 싸인 뜨거운 반죽은 도시의 공기를 달콤하고 고소하게 적신다. 출근길 사람들은 한 손에 커피, 다른 손에는 타말레를 쥔 채 분주히 걸음을 옮긴다. 겉보기엔 단순한 옥수수 찜빵 같지만, 그 속에는 수천 년의 신앙과 제의, 그리고 일상의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신에게 바치는 제물에서 길거리 간식으로 변모한 타말레는, 멕시코인의 삶 그 자체다. 한입 베어 물면 옥수수의 구수함과 매운 칠리의 향, 그리고 오랜 문화의 숨결이 함께 피어난다. 타말레(Tamale)의 기원은 멕시코 고대 문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즈텍과 마야인들에게 옥수수는 단순한 식량이 아니라 ‘신이 만든 생명의 원료’였다. 전설에 따르면, 신 케찰코아틀이 진흙으로 만든 인간에게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옥수수를 먹였다고 한다. 그래서 옥수수는 곧 인간의 몸이자 영혼이었다. 타말레는 이런 믿음에서 태어난 제사음식이었다. 전사들이 출정을 앞두고 먹었고, 신에게 감사의 의미로 바쳤다. 타말레의 기본은 ‘마사(Masa)’라 불리는 옥수수 반죽이다. 삶은 옥수수를 빻아 물과 섞고, ‘니스타말(nistamal)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델타항공이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국제공항(SLC) B 콩코스에 신규 델타 스카이 클럽을 개장하며 프리미엄 라운지 서비스를 강화했다. 이번 신규 라운지는 델타항공의 솔트레이크시티 허브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일환으로, 총 955평(3만4,000제곱피트) 규모에 최대 600명이 이용 가능하다. 유타주의 자연 경관에서 영감을 받은 인테리어와 활주로를 조망할 수 있는 파노라믹 뷰, 프리미엄 원형 바, 방음 전화 부스 9개, 뷔페 및 음료 스테이션 2곳, 지역 특색을 반영한 ‘더티 소다 바’ 등이 마련됐다. 라운지 디자인은 유타의 자연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으며, 지역 예술가의 작품과 델타 최초의 ‘디지털 이머전스 월’을 통해 몰입형 경험을 제공한다. 이번 개장은 ‘뉴 SLC’ 재개발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10개 게이트 추가와 B 콩코스 확장을 통해 공항 운영 효율성과 고객 편의를 높일 예정이다. 델타항공은 SLC를 중심으로 하루 최대 255편을 운항하며 글로벌 허브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인천-솔트레이크시티 직항 노선을 개설했으며, 연내 페루 리마 노선도 추가된다. 지역사회 연계도 확대 중이다. 델타는 유타 푸드뱅크, YMCA, 적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026년 1월 14일부터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을 기존 제1터미널에서 제2터미널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이번 변경은 2026년 1월 14일 0시 이후 출발하는 모든 아시아나항공 운항편에 적용되며, 1월 13일 23시 59분 이전 도착편까지는 기존대로 제1터미널을 이용한다. 대상은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는 전 항공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출발 및 도착 터미널이 다를 수 있으므로, 여정 전 터미널 정보를 반드시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서울 성수동의 한 감자탕집 앞에는 요즘 주말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선다. 그중엔 대만과 홍콩에서 온 단체 여행객도, 일본에서 온 혼행족도 있다. 한때 ‘현지인 맛집’이었던 이곳이 외국인 필수 코스가 된 이유는 단순하다. 이들이 찾는 것은 화려한 레스토랑이 아니라, 한국인의 일상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의 외국인 카드결제 데이터를 보면, 2025년 7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성장률을 보인 메뉴는 국수·만두(55.2%↑), 감자탕(44.0%↑)이었다. 이들은 특별한 한식당보다는 ‘일상 속 식사’로 분류되지만, 외국인에게는 오히려 가장 한국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인에게 평범한 점심 한 끼가 외국인에게는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이유다. 특히 대만과 홍콩에서 감자탕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대만 관광객의 감자탕 소비는 전년 대비 159%, 홍콩은 119%나 늘었다. 대만은 단체 관광 비중이 40% 이상으로 높아, 여러 명이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대형 메뉴의 선호가 두드러진다. 뚝배기에 담긴 국물요리와 함께 나누는 식사는 ‘함께 먹는 문화’라는 한국의 정서를 직관적으로 체험하게 해준다. 현지 음식에서는 쉽게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넓고 둥근 회색빛의 얇은 빵, 인제라(Injera)는 에티오피아 식탁의 중심이다. 보기엔 팬케이크 같지만, 맛은 전혀 다르다. 입에 넣는 순간 퍼지는 톡 쏘는 신맛, 그 안엔 발효의 시간과 아프리카의 햇살이 녹아 있다. 인제라는 단순한 주식이 아니다. 그 위에 각종 스튜와 커리, 채소 요리가 함께 올려지고, 모두가 한 접시를 둘러앉아 손으로 뜯어 나눠 먹는다. 수저도, 접시도, 형식도 없다. 대신 웃음과 대화가 있다. 인제라는 ‘함께 먹는’ 문화를 상징하는, 에티오피아의 가장 따뜻한 음식이다. 인제라는 에티오피아와 이웃국가 에리트레아의 대표적인 발효빵이다. 주재료는 테프(Teff)라는 아주 작은 곡물. 이 곡물은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해 ‘슈퍼 그레인’으로 불린다. 테프 가루를 물에 섞어 며칠 동안 발효시키면, 자연 효모가 만들어지고, 특유의 산미가 생긴다. 이 반죽을 팬에 부어 구우면 미세한 구멍들이 촘촘히 생긴다. 그 구멍은 스튜의 국물을 흡수해 인제라를 더 맛있게 만든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에게 인제라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일상 그 자체다. 아침에도, 점심에도, 심지어 손님이 찾아왔을 때도 인제라가 등장한다. 손님이 오면, 호스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11월을 맞아 일본 전역에서 가을의 절정을 즐길 수 있는 여행 정보를 소개했다. 11월은 일본 대부분 지역에서 청명한 하늘과 선선한 날씨, 그리고 형형색색의 단풍이 어우러져 여행하기에 최적의 시기로 꼽힌다. 기온은 아침과 저녁으로 쌀쌀하지만 낮에는 온화해, 얇은 겉옷만으로도 쾌적한 여행이 가능하다. 특히 도쿄, 교토, 도심 사원과 신사에서는 아름다운 정원과 단풍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도쿄 인근의 고이시카와, 고라쿠엔, 리쿠기엔 등은 단풍 명소로 손꼽힌다. 11월 중순부터 말까지는 도쿄와 주변 지역, 가마쿠라 해변 사원, 산과 호숫가에서 단풍이 절정에 이르며, 도쿄돔과 리큐기엔에서는 야간 라이트업 행사도 진행된다. 교토에서는 아라시야마, 기요미즈데라 등 인기 명소에서 단풍과 함께 전통 건축미를 즐길 수 있다. 또한, 11월에는 크리스마스 조명 장식과 일루미네이션 행사가 시작되며, 스모 경기, 가라쓰 쿠치 축제, 사카이미나토의 요괴 거리 이벤트 등 다양한 문화 행사도 열린다. 일부 지역에서는 12월 초까지 단풍을 즐길 수 있어 늦가을 여행에도 적합하다. 일본정부관광국은 “11월은 일본의 자연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일본 정부가 오는 2028년 회계연도 말부터 2029년 회계연도 초에 한국을 포함한 비자 면제국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전자여행허가제도인 'JESTA(일본판 ESTA)'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행한 '10월 일본지역 관광시장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비자 면제국으로부터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입국 전 온라인으로 입국 허가를 신청하고 취득하도록 하는 JESTA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번 제도 도입의 핵심 목적은 사전 입국자 정보 심사를 통해 안보 및 테러에 대비하고, 불법체류를 방지하는 것이다. 또한,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고 자동화하는 효과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관광객을 포함한 71개 비자 면제 국가 국민이 이 제도의 대상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온라인 사전 입국 심사에 따른 수수료 부과 계획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미국의 ESTA 발급 수수료를 고려해 약 40달러 수준의 수수료 책정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제도가 도입될 경우 외국인으로부터 약 4천억 엔의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JESTA 제도는 2028년 회계연도 말부터 2029년 회계연도 초에 시행될 예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중동 지역의 아웃바운드 여행 시장이 2026년을 앞두고 비용 효율성과 새로운 경험을 찾는 트렌드, 그리고 지역 내 관광 수요 증가라는 두 가지 주요 변화를 동시에 보이고 있다. 스카이스캐너의 분석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여행객들은 2026년 휴가지로 새롭고 저렴한 경험을 위해 덜 알려진 목적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바르나(불가리아)와 빌바오(스페인)와 같은 도시들이 높은 선호도를 보이며 최고의 목적지 트렌드로 떠올랐다. 이러한 선호는 새로운 항공 노선 및 요금 인하, 환율 개선, 그리고 문화적 요소 등 복합적인 요인이 고려된 결과다. UAE 여행객들은 앞으로도 여행에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응답자의 61%는 내년에 더 많은 여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54%는 더 많은 지출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걸프 지역 내의 관광 수요 확대도 뚜렷하다. 오만 국가통계정보센터(NCSI)의 발표에 따르면, 2025년 8월 기준 오만 공항에서 출발하는 사우디아라비아 항공 여행객 수가 전년 대비 33.3% 급증했다. 사우디 여행객 수는 2024년 12,295명에서 2025년 16,385명으로 증가하며, 역내 관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