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괌 여행에서 남부는 늘 ‘한 번쯤 들러보는 코스’로 분류된다. 하지만 투몬(Tumon)의 네온사인이 멀어질수록, 여행자는 점점 다른 속도의 괌을 만나게 된다. 리조트와 쇼핑몰이 사라지고, 섬을 관통하는 4번 국도를 따라 남동쪽 해안을 달리다 보면 바람의 결이 달라지고, 창밖으로 보이는 태평양의 색도 한층 짙어진다. 그 길 위에서 자연스럽게 시선을 붙드는 곳이 있다. 붉은 해적 깃발이 펄럭이는 제프 파이러츠 코브(Jeff’s Pirates Cove)다. 남부 투어를 다녀온 여행자들 사이에서 이곳이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이유는, 단순히 ‘유명한 식당’이어서라기보다 이곳이 여행의 리듬을 한 박자 늦추는 지점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남부 투어의 출발선이 되는 풍경제프 파이러츠 코브의 첫인상은 식당 안이 아니라 바깥에서 완성된다. 식당에 들어서기 전 앞뜰에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은 돌고래 조형물과 푸른색 부표가 자리하고 있다. 태평양의 햇빛과 바닷바람에 색이 바랜 표면은 이곳이 수십 년간 같은 자리를 지켜왔음을 말해준다. 이 조형물 앞에서 여행자들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늦추며, 본격적인 남부 여정을 앞두고 잠시 숨을 고른다. 바람이 드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서울관광재단은 크리스마스 주간을 맞아 ‘2025 광화문 마켓’을 특별 운영한다. 21일부터 25일까지 마켓 빌리지 트리 하부 ‘산타의 집’에서 산타클로스와 무료 사진 촬영 이벤트가 진행되며, 높은 관심에 따라 운영시간은 매일 밤 10시까지, 31일에는 자정까지 연장된다. 올해 광화문 마켓은 △산타마을 입구 △놀이광장 △마켓 빌리지 등 3개 테마존으로 구성돼 100여 팀의 소상공인이 참여한다. 도자기·마크라메·캔들 등 수공예품과 겨울 의류, 디저트 등 다양한 시즌 상품이 판매돼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특히 ‘산타마을 초대전’에서는 독일 전통 소시지, 비프파이 등 특별 먹거리와 초청작가 콜라보 굿즈가 선보인다. 루돌프 회전목마, 크리스마스 사진관, 소원 분수대 등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가족·연인 방문객들에게 인기다. 광화문광장 대형 트리와 인터랙티브 포토존, 글로벌 브랜드 협업 이벤트까지 더해져 서울의 대표 겨울축제로 자리매김한 이번 마켓은 31일까지 이어진다.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한국생명정보학회와 협력해 세계 최대 규모의 생명정보·계산생물학 분야 학술대회인 국제계산생물학회 학술대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Intelligent Systems for Molecular Biology)를 2029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국제계산생물학회 학술대회는 매년 3천여 명의 글로벌 연구자와 산업 전문가가 참여하는 최고 권위 행사로, 1993년 학회 설립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만 열려왔다. 이번 서울 유치는 아시아 최초 사례로, 한국 생명정보학의 국제적 위상을 입증하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서울시는 이번 대회 개최로 약 95억 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서울관광재단은 유치 초기 단계부터 답사지원, 지지서한 발송, 국제학회 임원진 대상 서울 답사 및 환대 등 전 과정에서 적극 지원했으며, 향후 성공적 개최를 위해 긴밀한 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서울은 최근 국제협회연합(UIA) 기준 아시아 1위, 세계 3위 국제회의 개최 도시로 선정됐으며, 글로벌 트래블러 ‘최고의 MICE 도시’ 11년 연속 수상 등 세계적 MICE 거점 도시로 인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서울관광재단은 청계천에서 진행 중인 야간 미디어아트 전시 ‘청계 소울 오션(Cheonggye Soul Ocean)’의 운영 기간을 기존 31일에서 2026년 1월 11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올해 5월 30일 시작된 전시는 21일 기준 누적 관람객 150만 명을 기록하며 서울 도심 대표 야간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연말연시 관람 수요를 반영해 연장 운영이 결정됐으며, 겨울 시즌 맞이 신규 콘텐츠로 <해치와 소울프렌즈의 겨울 여행>과 윤송아 작가 협업 설치 미디어아트가 공개됐다. 또한 청계 소울 오션 앞 광교갤러리에서는 ‘서울굿즈 팝업스토어’가 31일까지 운영돼 서울 브랜드 굿즈와 아트 콜라보 상품을 판매하고 다양한 참여형 이벤트를 진행한다. 서울관광재단은 이번 연장을 통해 시민과 관광객이 청계천에서 특별한 수면 미디어아트를 즐기며 서울의 겨울밤을 더욱 풍성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뉴스트래블=관리자 기자] 파푸아뉴기니는 세계 지도에서 늘 가장 멀리 있는 나라로 인식된다. 지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접근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 나라가 여행과 인류학의 영역에서 반복적으로 호출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일부 지역에서 행해졌던 ‘의례적 식인’이라는 관습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자극적인 호기심으로 소비되기 쉽지만, 실제로는 음식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삶과 죽음을 이해해온 방식에 대한 질문에 가깝다. 중요한 전제는 분명하다. 파푸아뉴기니에서 식인은 보편적 식문화가 아니었고, 특정 부족 사회에서 제한된 시기와 맥락 안에서만 존재했다. 오늘날 이 관습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으며, 현재 진행형의 문화도 아니다. 여행자가 마주하는 것은 ‘현장’이 아니라, 기록과 기억, 그리고 그 관습이 사라지기까지의 과정이다. 식인이 아닌 의례, 생존이 아닌 신념의 문제 파푸아뉴기니 고원 지대의 일부 부족 사회에서 행해졌던 의례적 식인은 생존을 위한 섭취와는 성격이 전혀 달랐다.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하고 영혼의 연속성을 확인하기 위한 상징적 행위였다. 특정 인물, 특히 전사나 지도자의 신체 일부를 섭취하는 것은 그가 지닌 힘과 덕목을 공동체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인도 남단 아래, 지도에서는 손톱만 한 크기로 보이는 섬 하나가 있다. 하지만 스리랑카를 실제로 밟는 순간, 여행자는 곧 깨닫게 된다. 이 나라는 작지 않다는 것을. 오히려 너무 많은 세계가 한꺼번에 밀려든다는 것을. 야자수 그늘 아래서 마시는 차 한 잔, 정글의 습기, 사원의 종소리,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까지. 스리랑카의 여행은 ‘보는 것’보다 먼저 ‘느끼는 것’으로 시작된다. 스리랑카는 한때 ‘아는 사람만 가는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이 섬은 여행자들의 레이더 안으로 빠르게 들어왔다. 이유는 단순하다. 자연과 문화, 휴식과 탐험이 분리되지 않은 나라. 이동 시간은 짧고, 경험의 밀도는 높다. 하루 안에 고대 왕국의 유적을 보고, 차밭을 지나, 인도양 해변에서 해 질 녘을 맞이할 수 있는 곳. 이 감각의 압축이 스리랑카를 특별하게 만든다. ◇ 유네스코 세계유산 8곳, ‘작은 섬에 압축된 문명’스리랑카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8곳이나 있다. 국토 면적을 고려하면 이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이 섬이 품어온 문명의 두께를 보여준다. 북부 평원에서 남부 해안까지, 고대 왕국과 식민의 흔적, 종교와 생활의 시간이 층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중국 음식 이야기를 하다 보면 유독 자주 소환되는 장면이 있다. 살아 있는 원숭이의 머리를 열어 뇌를 먹는다는 이야기. 듣는 순간 얼굴이 굳고, 질문은 뒤로 밀린다. 정말 그런 음식을 먹는 걸까. 중국 광둥의 ‘원숭이 뇌 요리’는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음식 신화 중 하나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음식의 실체라기보다, 타문화에 대한 공포와 상상이 결합해 만들어낸 괴담에 가깝다. 이 편은 그 ‘먹히지 않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다. 원숭이 뇌 요리는 중국 전통 요리서나 광둥 지역의 실제 식문화 기록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명·청대의 문헌, 근현대 미식 자료, 심지어 식문화 민속 조사에서도 이를 실제 음식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가 널리 퍼진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서구에서 중국을 ‘기이한 식문화를 가진 타자’로 소비해온 오랜 시선이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중국에 대한 여행기와 식민지 보고서에는 과장과 왜곡이 빈번했다. 낯선 식재료, 내장 요리, 살아 있는 해산물을 조리하는 방식은 곧바로 ‘잔혹함’으로 번역됐다. 원숭이 뇌 이야기는 이런 맥락에서 증폭됐다. 실제로는 특정 문학 작품이나 풍문이 반복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의 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생선도, 고기도 아닌 작은 바구니다. 그 안에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애벌레가 수북이 담겨 있다. 여행자의 시선에서는 쉽게 ‘이색 음식’으로 분류되지만, 현지에서는 낯설지 않은 식재료다. 애벌레는 숲이 제공하는 단백질이고, 애따께는 그 단백질을 받아들이는 가장 일상적인 주식이다. 이 두 음식이 한 접시에 오를 때, 코트디부아르의 식문화는 비로소 완성된다. 코트디부아르에서 식용으로 쓰이는 애벌레는 주로 야자수나 특정 나무에서 채취된다. 우기에 접어들면 애벌레는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단백질원이 된다. 불에 살짝 구워 먹거나, 기름에 볶아 소금과 향신료를 더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고소하다. 맛만 놓고 보면 새우나 견과류와 닮았다는 표현이 자주 따라붙는다. 애벌레 식용의 배경에는 환경과 경제가 있다. 가축 사육이 쉽지 않은 지역에서 곤충은 효율적인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사냥에 비해 위험이 적고, 숲을 크게 훼손하지도 않는다. 애벌레는 생존의 선택이었고, 시간이 흐르며 음식으로 정착했다. 오늘날에도 이는 특별식이 아니라 계절이 오면 자연스럽게 식탁에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몽골의 여름 초원에서 가장 먼저 건네지는 환대는 차도, 술도 아닌 흰빛 액체다. 나무 그릇에 담긴 아이락은 얼핏 보면 우유 같지만, 코끝에 닿는 향은 시고 입안에서는 가볍게 톡 쏜다. 처음 마시는 여행자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갸웃한다. 마시는 순간 익숙함과 낯섦이 동시에 밀려오기 때문이다. 아이락은 단순한 전통주가 아니라, 이동하며 살아온 유목의 시간이 액체가 된 결과물이다. 초원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이 술 역시 멈추지 않는 삶 속에서 완성된다. 아이락은 말젖을 발효시켜 만든 몽골의 대표적인 유제품이자 발효주다. 냉장 시설이 없던 초원에서 말젖은 쉽게 상했고, 이를 오래 보존하기 위한 선택이 발효였다. 젖을 짠 뒤 가죽 부대에 담아 하루에도 수십 차례 흔드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 흔들림은 단순한 제조 공정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다. 가축을 돌보고 이동하는 사이사이, 아이락은 사람의 손길과 함께 익어간다. 발효가 진행되면서 유당은 분해되고 알코올이 생성된다. 도수는 낮지만, 여름철 갈증을 해소하고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고 여겨진다. 몽골인들에게 아이락은 술이면서도 음식이고, 음료이면서도 약에 가깝다. 더운 계절에만 만들어지는 이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중국 광시성 일부 농촌 지역에서 전해지는 ‘쥐 태아 술’은 사진 한 장만으로도 강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갓 태어난 쥐나 태아 상태의 쥐를 곡주에 담가 숙성시킨 이 술은 흔히 엽기 음식이나 금기 식문화의 사례로 언급된다. 그러나 이 음료는 ‘맛’을 전제로 만들어진 음식이라기보다, 생존과 치료의 논리에서 출발한 민간 약주에 가깝다.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불편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이 술은, 한 지역이 자연과 질병에 대응해온 방식이 응축된 결과물이기도 하다. 쥐 태아 술이 전해지는 광시성은 중국 남부의 산악과 농촌 지역이 넓게 분포한 곳이다. 과거 이 지역은 교통이 불편하고 의료 접근성이 낮아, 질병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민간요법이 발달했다. 한약재를 구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동식물을 활용해 약효를 기대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고, 쥐 태아 술도 이런 맥락 속에서 등장했다. 전통적으로 이 술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기혈을 보강하며, 허약 체질이나 관절 통증에 효험이 있다는 믿음과 함께 전해졌다. 실제로 쥐 태아 술에 대한 설명은 요리법보다 효능에 집중돼 있다. 언제 마시는지, 얼마나 마셔야 하는지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