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피단은 중국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그 존재감만큼은 여전히 낯설다. 계란 하나가 장시간의 자연적 변성 과정을 거쳐 전혀 다른 음식으로 재탄생한다는 사실은 외국인에게 종종 신비로움과 경계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피단은 단순히 ‘숙성된 계란’이 아니라, 알칼리와 광물이 만들어낸 중국 고유의 식품 과학이며, 지역 식문화의 맥락 속에서 완전히 이해되는 음식이다. 천천히 굳어가는 흰자는 유리처럼 투명한 흑갈색 젤리로 변하고, 노른자는 진득하게 농축되어 풍미를 응축한다. 이 변화은 고대부터 이어져 온 보존 기술이자 기후와 재료가 만든 지혜다. 한입 베어 물면 특유의 암모니아 향과 크리미한 질감이 어우러지는데, 처음엔 생경해도 곧 깊은 맛이 남는다. 피단은 ‘변해가는 것’이 아니라 ‘완성되어 가는 것’이라는 사실. 그 미묘한 경계가 중국 식탁의 시간성과 맞닿아 있다. 피단의 기본 구조는 단순하다. 주재료는 오리 알, 그리고 이를 감싸는 흙·재·석회·소금·차잎 등의 혼합물이다. 이 재료들이 하는 일은 부패를 멈추고 알 내부의 단백질과 지방을 화학적으로 변성시키는 것인데, 이 과정 덕분에 피단은 열을 가하지 않고도 완성된다. 전통 제조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체코는 유럽 한복판에 자리 잡았지만, 물가와 생활 여건 면에서는 서유럽보다 한결 여유롭다. 최근 몇 년간 ‘한 달 살기’ 목적지로 주목받는 이유는 유럽 특유의 문화와 생활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비용과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수도 프라하는 고전적 아름다움과 현대적 편의가 공존하는 도시다. 중세 건축물로 가득한 올드타운과 블타바강변은 여행객에게 낭만을 선사하지만, 장기 체류자에게는 안정적인 생활 인프라가 더 큰 장점이다. Numbeo의 2025년 자료에 따르면 프라하의 생활비 지수는 서울 대비 약 78% 수준이며, 중심가 원룸 월세는 약 28,000~32,000체코 코루나(USD 약 1,200)다. 교통과 식비를 포함한 1인 월평균 체류비는 약 2,000달러로 서유럽 주요 도시보다 합리적이다. 안전도 역시 높다. Numbeo 기준 체코의 국가 안전지수는 75점으로 독일(63점), 프랑스(46점)보다 높다. 프라하는 밤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으며, 여성 단독 체류자나 디지털 노마드에게도 ‘유럽에서 편안한 도시’로 평가된다. 의료 서비스 접근성도 장점이다. 체코의 공공의료 시스템은 보편적 건강보험 형태로 운영되며, EU 평
[뉴스트래블=박주연 기자] 프랑스 니스의 여름은, 어디로 가든 아름답다. 하지만 김가영(29) 씨가 그날 도착한 해변은, 가이드북에도, 구글맵에도 없었다. 사실, 그녀는 애초에 그곳에 갈 생각조차 없었다. 현대미술관을 찾아가던 중, 방향을 잘못 잡은 채 좁은 골목으로 들어섰고, 그 길의 끝에서 갑작스레 파도 소리를 들었다.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자갈 해변이 펼쳐졌고, 작은 배 한 척이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는 목적지를 잊고, 그 자리에 세 시간이나 앉아 있었다. 계획은 잃었고, 풍경은 얻었다 비슷한 경험은 일본 오사카에서도 있었다. 이지호(26) 씨는 블로그에서 유명한 라멘 가게를 찾아가던 중, 지하철 출구를 착각해 전혀 다른 동네로 나왔다. 목적지와는 반대 방향이었다. 배는 고팠고, 스마트폰 배터리는 8%였다. 그냥 눈에 띈 라멘 가게에 들어갔는데, 간판도 없이 한자로 적힌 메뉴판뿐이었다. 그곳에서 마신 진한 돈코츠 육수와 수란(半熟卵)은, 지금껏 먹어본 라멘 중 가장 깊은 맛이었다. “내가 뭘 시킨 건지도 모르고 먹었어요. 그런데 그게, 인생 라멘이었어요.” 우연히 길을 잃었을 뿐인데, 오래 남았다 관광심리학에서는 이런 경험을 ‘경로 탈선 효과(
(서울=뉴스트래블) 박민영 기자 = 서울관광재단은 28일부터 서울 8개 관광정보센터에서 K-콘텐츠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배경으로 한 ‘서울 트립 헌터스’ 스탬프투어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스탬프투어는 참여자가 직접 서울 명소 8곳을 방문하고 음식 체험 미션을 수행하며 스탬프를 모으는 프로그램이다. 방문지는 N서울타워, 서울한방진흥센터, 북촌한옥마을, 낙산공원, 코엑스 케이팝 스퀘어, 한강공원, 명동거리, 롯데타워 등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는 영화 속 장면과 관련된 설렁탕, 핫도그, 김밥, 컵라면 등 음식 체험을 인증하면 추가 스탬프를 받을 수 있다. 모든 참가자는 스탬프 수와 관계없이 ‘서울 트립 헌터스’ 인증 뱃지를 받을 수 있으며, 스탬프 수량에 따라 미니 노리개, 특별판 디스커버 서울 패스, 호작도 키링·손수건·스마트폰 액세서리 등 기념품도 제공된다. 최종 기념품과 음식 체험 특별 기념품은 명동 관광정보센터와 광화문 관광안내소에서만 받을 수 있다. 이벤트는 서울관광플라자, 명동, 인천공항, 김포공항, 광화문, 동대문, 송파, 북촌 움직이는 관광안내소 등 8개 센터에서 참여할 수 있다.
[호주 특집-프롤로그] 호주 10대 명소, 바다·도시·자연을 만나다 [호주 특집①] 케언즈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바닷속 천국을 만나다 [호주 특집②] 시드니,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호주의 심장 [호주 특집③] 울루루와 멜버른, 붉은 사막과 도시 감성의 만남 [호주 특집④] 골드코스트와 타즈매니아, 해변과 청정 자연의 매력 [호주 특집⑤] 퀸즐랜드 섬과 다윈, 자연과 원주민 문화가 살아있는 호주 (호주=뉴스트래블) 권태민 기자 = 호주의 대표 도시 시드니(Sydney)는 단순한 관광 도시가 아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리지를 중심으로 현대적 도시 풍경과 천혜의 자연, 다채로운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다.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도시의 활기와 자연의 여유, 역사와 문화 체험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1973년 완공된 오페라 하우스는 욘 우트존이 설계한 독창적인 돛 모양의 외관이 특징이다. 단순한 외관 감상에 그치지 않고, 공연 예약을 통해 콘서트홀과 극장에서 음악, 무용, 연극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오페라 하우스 주변 로열 보타닉 가든(Royal Botanic Gardens)에서는 도시 한가운데서도 울창한 숲과 바다 전망을 즐길 수 있다.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시흥시는 오는 8일부터 9일까지 양일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오이도 빨강등대 일원에서 ‘제1회 시흥 오이도 빨강등대 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시흥시의 대표 해양 명소인 오이도 빨강등대를 중심으로, 오이도와 거북섬을 하나의 관광벨트로 연결하는 문화·체험형 해양축제로 기획됐다. 오이도의 자연경관과 어촌문화, 역사적 가치를 바탕으로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축제는 ‘문화체험 존’, ‘메인 무대’, ‘특별프로그램 존’으로 구성된다. 문화체험 존에서는 소금에 빠지새우, 맨손 새우잡이, 갯벌 체험, 선사문화체험이 진행되며, 메인 무대에서는 대중가수 공연과 시민 공연, 연예인 셀러 플리마켓, 오이도 자율식당이 운영된다. 특별 프로그램 존에서는 오이도 광대 공연, 버스킹, 태권도 시범, 한복 체험 등이 펼쳐진다. 특히 9일에는 중식이밴드의 중식이, 하이디, K2 김성면, 유미 등 인기 가수들이 출연하며, 사회는 틴틴파이브 이웅호가 맡는다. KBS 개그맨 송필근·윤재웅, 개그우먼 서성경·김가은도 플리마켓 셀러로 참여해 시민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축제를 통해 오이도 관광
[뉴스트래블=김응대 칼럼니스트] 항공사 사고율 1위. 듣기만 해도 불안해지는 말이다. 하지만 이는 근거 없는 불안일 뿐이다. 그런 통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미국 연방항공청(FAA) 모두 개별 항공사별 사고율을 공개하지 않거나, 단순 비교가 불가능하다. 운항 횟수, 노선 특성, 기종, 환경 요인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다. 소비자는 항공권을 구매할 때 가격과 서비스만을 기준으로 삼는다. 정작 중요한 안전 정보는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다. 국제항공안전평가(OSA) 인증 여부, 최근 사고 및 준사고 기록, 정비 상태 등 핵심 지표는 일반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없다. 그 결과, 자극적인 ‘1위’ 타이틀은 불안만 키울 뿐, 항공 안전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는 오히려 가려지고 만다. 통계적으로 보면 항공 안전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시리움(Cirium)의 자료에 따르면, 치명적인 사고는 승객 약 2700만 명당 1건 수준으로 발생할 정도로 드물다. IATA와 ICAO의 보고서 역시 업계 평균 사고율이 매우 낮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네팔 Tara Air, 인도네
[인천 섬 특집–프롤로그] 서해의 보물, 인천 섬 여행으로 떠나다 부제 : 서해의 보물섬, 인천으로 떠나는 자연과 역사의 여행 인천 섬 특집① 모래와 바람이 머무는 곳, 덕적도 부제 : 자연의 품에서 느끼는 평화와 자유 인천 섬 특집② 서해 최북단, 바람과 시간의 섬 – 백령도 부제 : 신비한 풍경과 역사의 숨결이 깃든 곳 인천 섬 특집③ 도심에서 가까운 바다, 무의도에서 느끼는 휴식 부제 : 도심 속 오아시스, 자연과 만나는 순간 인천 섬 특집④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섬, 교동도 부제 : 역사가 전하는 오래된 이야기의 향기 인천 섬 특집⑤ 갯벌과 전통 어촌이 살아있는 섬, 자월도 부제 : 자연과 함께하는 전통의 시간 인천 섬 특집⑥ 해양 레저와 풍광이 조화를 이루는 섬, 영흥도 부제 : 모험과 아름다움의 만남, 활기찬 섬 여행 인천 섬 특집⑦ 힐링과 자연 산책, 장봉도에서 만나는 서해의 여유 부제 : 잔잔한 바다와 함께하는 마음 치유의 시간 인천 섬 특집⑧ 작은 섬, 큰 자연의 매력 – 소청도 부제 : 작은 땅에 담긴 무한한 자연의 이야기 인천 섬 특집⑨ 덕적도 부속 섬 – 작은 섬이 전하는 특별한 서해의 경험 부제 : 섬 속 작은 세계, 특별한 인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인도네시아 발리는 오랫동안 여행자의 섬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발리는 단기 휴양지가 아닌 ‘한 달 살기’의 중심지로 진화하고 있다.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고, 생활비는 합리적이며, 원격근무 환경까지 빠르게 발전하면서 글로벌 디지털 노마드들이 몰려들고 있다. Numbeo의 2025년 자료에 따르면 발리의 생활비 지수(Cost of Living Index)는 33.5점으로, 서울(76점)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1인 기준 월평균 생활비는 약 650달러(약 88만 원)이며, 중형 원룸형 숙소를 포함해도 1,200달러 이하에서 충분히 생활이 가능하다. 물가 대비 체류 만족도가 높은 대표적인 지역이다. 숙소 형태도 다양하다. 장기 체류자들은 현지 게스트하우스보다 ‘빌라형 숙소’를 선호한다. 치앙마이나 다낭보다 임대료가 다소 높지만, 수영장과 정원, 가사 서비스가 포함된 공간이 많다. 우붓, 짱구(Canggu), 스미냑(Seminyak) 등 주요 지역마다 체류자의 성격도 뚜렷하게 나뉜다. 우붓은 조용한 자연 속 명상형 체류지로, 짱구와 스미냑은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와 카페, 코워킹 스페이스가 밀집된 활기찬 분위기로 알려져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도시의 이름에는 시대가 묻어난다. 그 이름이 불리던 순간의 공기, 돌로 쌓인 문명, 그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숨결이 함께 스며 있다. 아테네와 멕시코시티는 그 증거다. 두 도시는 각각 서양과 중남미 문명의 중심에서 시작해, 시간의 흔적을 품은 채 오늘의 도시로 살아 있다. 신화와 신전, 신앙과 혁명의 이야기가 뒤섞인 이곳에서 ‘이름’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역사의 기억이 된다. 도시가 무너져도 이름은 남고, 이름이 불릴 때마다 문명은 다시 깨어난다. 아테네와 멕시코시티, 이 두 곳은 그렇게 시간 위에서 영원을 견디는 법을 알고 있다. ◇ 아테네, 지혜의 여신이 남긴 이름 고대 그리스의 심장부, 아테네. 이 도시는 ‘지혜의 여신 아테나’에서 이름을 얻었다. 그리스인들은 지혜와 전쟁의 신에게 도시를 바쳤고, 그 이름은 이후 서양 문명의 상징이 됐다. 아크로폴리스의 대리석 기둥은 여전히 하얗게 남아 있으며, 시간의 풍화에도 꿋꿋이 서서 ‘문명’이란 무엇인지를 묻는다. 아테네는 파르테논 신전만으로 기억되지 않는다. 민주주의의 기원, 철학의 발상지, 그리고 유럽 사상의 중심이었던 이 도시는, 위기와 부흥을 반복하며 오늘의 도시로 진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