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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칼럼] “풀옵션이라더니 옵션 강매?”…여기어때투어, 믿음은 어디로 갔나

[뉴스트래블=정인기 칼럼니스트] 여행은 약속된 조건과 현실 사이에서 결정된다. 그런데 최근 여기어때투어 장가계 3박 4일 패키지 상품 사례는, 소비자가 광고 문구를 믿었을 때 겪게 되는 혼란과 불신을 그대로 보여준다.

 

‘노팁·노쇼핑·풀옵션’이라는 문구는 소비자를 안심시키는 유혹적 표현이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선택관광이 사실상 강요되는 구조였고, 일부 고객은 옵션비를 중국 현지 가이드 가족 계좌로 송금해야 했다. 여행사 측은 “업계 관행”이라 해명했지만, 국내 대표 여행사 관계자들은 “풀옵션이라는 표현 자체를 쓰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소비자가 이해할 수 없는 ‘업계 관행’을 들먹이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군다나 숙소 위생 문제까지 불거졌다. A씨(50대, 여)는 직접 목격하지 않았지만, 패키지 일행 중 한 명이 “토스터기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여행사 측은 객관적 자료가 없음을 이유로 크게 대응하지 않았지만, 사안의 심각성을 무시할 수 없다. 소비자가 불편을 호소했을 때 단순히 자료를 요구하며 ‘책임 회피’로 비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안의 환불 내역도 눈여겨볼 만하다. 최종 보상은 상품가와 옵션비 280달러의 40%에 불과했다. 여기어때투어는 법적 배상 의무가 없다고 했지만, 문제는 금액의 크기가 아니다. 소비자가 ‘풀옵션’을 믿고 예약한 여행에서 현실적으로 옵션을 강요당했다는 점과, 광고 문구와 현지 운영 사이의 괴리가 핵심 문제다.

 

이번 사건이 보여주는 것은 명백하다. 광고 문구와 브랜드 이미지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 ‘풀옵션’, ‘노팁’ 같은 표현은 소비자가 실제 경험할 현실과 다를 경우, 단순한 오해가 아니라 신뢰 붕괴를 초래한다.

 

여행사는 이번 사례를 ‘개선의 계기’로 삼겠다고 했지만, 근본적인 구조 변화가 없다면 재발은 불가피하다. 광고 문구, 결제 구조, 현지 운영 관리, 위생 점검, 보상 기준까지 총체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 소비자가 기대한 것은 단 하나다. 광고에서 약속한 그대로의 여행.

 

여행사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소비자는 브랜드 이름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경험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오늘의 작은 편법과 책임 회피가 내일의 브랜드 신뢰를 갉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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