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최근 중일 관계 경색과 일본 내 치안 불안 우려가 겹치면서 홍콩인들의 '일본 여행'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반면, 중국 본토로 향하는 발길은 늘어나며 여행 지형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 홍콩지사가 발표한 '2025년 11월 홍콩시장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홍콩 내에서는 일본 여행을 취소하거나 목적지를 변경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는 일본 내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증가함에 따라 홍콩 정부가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에 대한 주의를 공식적으로 촉구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최근 일본 내 곰 습격 사건까지 겹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여행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실제로 교육 현장과 문화계에서는 '일본행 취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홍콩 교육부는 안전 문제를 이유로 12월 일본에서 개최 예정이던 '일본-동아시아 학생 및 청소년 교류 네트워크 프로그램'에 홍콩 학생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고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홍콩의 유명 배우 겸 가수인 정이건(Ekin Cheng) 역시 12월 5일로 예정되었던 일본 콘서트를 '불가항력적인 이유'를 들어 돌연 취소했다.
여행업계의 타격도 가시화되고 있다. 현지 여행업계에 따르면 중일 갈등 심화 이후 일본 투어 상품에 대한 문의 및 신청 건수가 약 2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항공사들은 유례없는 환불 조치로 대응하고 있다. 홍콩의 저비용항공사(LCC)인 그레이터베이항공(Greater Bay Airlines)은 홍콩 항공사 최초로 일본행 항공편에 대해 명시적인 환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며, 캐세이퍼시픽항공도 11월 15일 이전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12월31일 출발분까지 유연한 환불 조치를 시행 중이다.
이러한 일본 여행 기피 현상은 중국 본토 여행, 일명 '차이나 트래블'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내년 부활절 연휴에 도쿄 수학여행을 계획했던 한 유치원은 목적지를 중국 쓰촨성 청두로 변경했다.
항공업계 또한 중국 본토 노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캐세이그룹은 올해 우루무치, 창사, 이우 등 본토 신규 노선을 취항했으며, 현재 24개인 본토 취항 도시를 3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로날드 램 캐세이그룹 CEO는 올해 연말까지 홍콩과 중국 본토 간 왕복 항공편을 주당 330편 이상으로 확대해, 홍콩과 본토 간 인적 교류를 늘리고 홍콩을 경유하는 환승 수요를 적극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전문가들은 "안전 문제와 외교적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한, 홍콩인들의 일본 여행 기피와 중국 본토 및 대체 국가로의 여행 수요 이동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