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어서 오십시오.” 로봇이 완벽한 발음으로 인사한다. 표정은 없지만, 말투는 다정하다. 그럼에도 어떤 투숙객은 여전히 어색함을 느낀다. 기계의 친절은 정확하지만, 온도는 없다. AI 시대의 호텔에서 ‘환대’란 무엇일까. WTTC(세계여행관광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AI는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지만, 인간의 감정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한다”고 진단했다. 호텔 산업의 미래는 인간과 기계 중 하나의 선택이 아니라, 두 존재의 조화로운 공존에 달려 있다. 완벽한 서비스가 남긴 공허함로봇은 실수를 하지 않는다. 체크인 절차는 30초 만에 끝나고, 객실의 온도와 조명은 투숙객의 취향에 따라 자동 조정된다. 고객은 만족하지만, 감동은 줄어든다. ‘불편함이 없는 경험’이 곧 ‘기억에 남는 경험’은 아니기 때문이다. 호텔의 환대는 계산된 효율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배려에서 시작된다. 한 잔의 따뜻한 차, 한 마디의 공감이 여행자의 피로를 덜어주는 순간 - 그것이 기계가 따라 할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이다. 인간의 감정이 AI를 가르친다흥미롭게도, 기술은 다시 인간을 배우고 있다. 메리어트는 고객 감정 데이터를 분석해 AI가 ‘위로의 표현’을 학습하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도시의 이름은 자연과의 지난한 관계를 기록한 고문서다. 어떤 이름은 자연을 다스리려 했던 인간의 의지를 담고, 또 어떤 이름은 자연의 축복에 감사하는 찬사로 남는다. 도시가 발을 디딘 땅과 마주한 물길, 불어오는 바람은 이름 속에 가장 원초적인 정체성으로 새겨진다. 암스테르담과 부에노스아이레스, 두 도시는 이름의 어원부터 그들이 마주했던 자연 환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시간이 흐르며 자연을 대하는 태도는 변했지만, 이름에 새겨진 그 태도는 여전히 도시의 문화와 운명을 규정한다. 물을 막아 땅을 얻은 곳과, 좋은 바람을 찾아 정박한 곳. 여행자가 두 도시의 운하와 항구를 바라볼 때, 그 풍경은 단순한 지리가 아니라 이름이 만든 서사로 다가온다. 오늘 우리는 ‘자연’이라는 이름을 따라, 바람과 물의 길 위에 선다. ◇ 암스테르담, 물을 다스려 얻은 개척의 이름 네덜란드의 심장 암스테르담은 이름 자체가 '인간의 의지'를 상징한다. 이름의 어원은 명확하다. '암스텔(Amstel) 강'과 그 강을 막은 '댐(Dam)'의 결합이다. 13세기, 홍수로부터 땅을 보호하고 무역로를 확보하려 했던 개척자들은 댐을 쌓았고, 도시는 물과의 치열한 투쟁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해외여행 목적지가 지난 20년간 아시아 중심에서 유럽과 중동으로 확장됐다. 2004년부터 2025년까지의 '국민 해외관광객 주요 목적지별 통계'(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일본과 중국이 절대 강세를 보이던 초기 흐름은 팬데믹과 국제정세 변화를 거치며 다변화됐다. 2004년 기준 한국인 출국자 수는 약 1000만 명으로, 일본·중국·미국이 3대 인기 목적지였다. 당시 일본은 전체의 약 35%, 중국은 28%를 차지하며 절반 이상을 점유했다. 반면 유럽과 중동은 전체의 10% 미만에 머물렀다. 2010년대 들어 저가항공(LCC)의 확산과 환율 안정으로 동남아 시장이 급성장했다. 2015년에는 태국, 베트남, 필리핀이 모두 Top10에 진입했고, 일본과 중국 비중은 각각 25%·20%대로 하락했다. 같은 시기 유럽은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체 출국자 수는 2019년 2870만 명에서 2020년 420만 명으로 급감했다(한국관광공사). 이 시기를 기점으로 여행 행태는 ‘가까운 곳에서 안전하게’로 바뀌었으며, 팬데믹 이후엔 ‘새로운 지역 탐색’으로 이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인천국제공항이 단순한 환승 공간을 넘어 하나의 관광지로 진화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여행의 의미가 재정립되면서, 공항은 더 이상 단순한 이동의 시작점이 아닌 ‘머무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은 쇼핑, 미식, 문화, 휴식까지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하며,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하루를 즐길 수 있는 체류형 여행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공항은 더 이상 지나치는 곳이 아니다 2024년 국제선 여객 수요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 2019년 대비 100.1%를 기록했다. 여객 수의 회복과 함께 공항 내 상업시설과 문화 콘텐츠도 대폭 확대되며, 체류형 관광 수요에 대응하는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구축되고 있다. 제2터미널 확장과 제4활주로 개장으로 여객 처리 능력이 향상된 가운데, 공항 내 동선은 더욱 간결해졌고, 여행자들의 체류 시간은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공항 내 면세점과 식음료 매장은 단순한 소비 공간을 넘어 ‘공항 미식 투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다양성과 품질을 갖췄다. 샤넬, 롤렉스, 설화수 등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평양냉면과 한우불고기 같은 K-푸드를 즐길 수 있는 전문 매장도 눈길을 끈다. 일부 매장은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명품과 고가 제품 중심의 소비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취향을 반영한 소품과 실용적인 패션, 자기관리 중심의 뷰티·헬스 제품이 새로운 쇼핑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발간한 「트렌드 트립 #10: 명품에서 일상 가치로, 달라진 방한 외국인의 쇼핑 트렌드」(2025.12.22)에 따르면, 외래객의 쇼핑 패턴은 ‘과시적 소비’에서 ‘일상 가치 소비’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18년부터 2025년 9월까지 외국인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이러한 흐름을 확인했다. 자료에 따르면 쇼핑업종에서 구매 1건당 평균 지출액은 15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줄었지만, 1인당 총 소비금액은 오히려 83% 급증했다. 이는 고가품 한두 개 대신 가성비 높은 중저가 상품을 여러 개 구매하는 방식으로 소비 패턴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특히 ‘K-라이프스타일 소품’의 급부상이 두드러졌다. 아트박스, 올라이트, 무유무유 등 감성 문구 브랜드가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고, 종로의 키네틱 아트, 서교동 뜨개용품, 가회동 도자기 등 수공예 소품도 인기를 끌었다. 이는 과거 대형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세상에는 상상조차 어려운 방식으로 숙성되는 음식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그린란드 이누이트가 만드는 발효 요리 ‘키비악(Kiviak)’은 극지 생존음식의 절정을 보여준다.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먹는 순간까지, 마음을 단단히 붙들어 매야 하는 음식. 바다표범의 가죽을 벗겨내 속을 비우고, 그 안에 수백 마리의 작은 바다새(주로 오크, Auk)를 통째로 넣는다. 깃털, 내장 그대로. 그리고 가죽을 다시 꿰매 바다표범의 기름으로 봉한 뒤, 빙설 아래 파묻어 수개월에서 길게는 반년 이상을 발효시킨다. 비교적 따뜻한 여름에도 곰이나 개가 파헤치지 않도록 큰 돌을 눌러 덮는다. 이를 꺼내는 시점은 겨울. 조상들이 북극에서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비축 식량. 그러니 냄새와 비주얼에 놀라기 전에 먼저 떠올려야 할 것은 생존의 역사다. 이누이트에게 사냥은 단순히 먹을 것을 얻는 행위가 아니다. 공동체의 지속을 위한 의식이자, 계절과 생태를 읽는 기술이다. 키비악이 탄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혹한의 겨울, 바다사냥이 수주간 막혀 고기 한 점 구하기 어려울 때. 여름에 잡아 놓은 바다새 떼가 가죽 속에서 익어가며 귀중한 지방과 단백질을 선물한다. 북극 특유
[뉴스트래블=편집국] 서해의 끝자락, 인천항에서 220km를 달려 도착한 섬. 백령도는 대한민국의 서북단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 두무진은 그중에서도 가장 북쪽 끝, 눈앞에는 북한 장산곶이 지척이다. 관광객은 아름답다고 말하지만, 군인들은 늘 조용히 하라고 말한다. 두무진은 절벽이자 경계이며, 관광지이자 금단의 공간이다. 두무진은 백령도의 대표적 관광 명소다. ‘한국의 갈라파고스’라 불릴 만큼 자연경관이 독특하다. 화강암과 퇴적암이 수천만 년 동안 바람과 파도에 깎여 수십 미터 높이의 절벽과 바위섬을 만들었다. 바다 위로 솟은 선대암, 코끼리바위, 형제바위가 그 예다. 하지만 관광버스에서 내린 이들이 느끼는 평화는 군 초소의 철제 망루와 CCTV, 경고 표지판에서 금세 깨진다.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4km, 두무진은 ‘가장 가까운 최전방 관광지’다. 백령도는 지리적으로 한반도 서해의 전략 요충지다. 1950년대 한국전쟁 당시에도, 이곳은 한 치의 땅도 양보할 수 없는 요새였다. 지질학적으로는 5억 년 전 캄브리아기의 퇴적층이 그대로 남아 있어 학술적으로도 보존 가치가 높다. 이 때문에 2012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그 ‘보존’은 곧 ‘통제’의 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도시의 이름은 신앙의 흔적이자, 인간이 신에게 남긴 질문이다. 역사가 아무리 변해도, 믿음이 도시를 지탱하는 순간이 있다. 예루살렘과 바라나시는 그 증거다. 한 도시는 세 종교의 성지가 됐고, 다른 도시는 인도의 신화가 현실이 된 공간이다. 이 두 도시는 신의 이름을 품은 채, 시간의 강을 건너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예루살렘과 바라나시는 단순한 성지가 아니다. 그곳은 인간이 신을 향해 세운 도시이자, 신이 인간에게 남긴 기억의 무대다. 거리의 돌 하나, 강가의 물결 하나에도 기도와 희생, 그리고 회복의 이야기가 새겨져 있다. 오늘 우리는 그 신성한 이름의 기원을 따라, 예루살렘과 바라나시로 떠난다. ◇ 예루살렘, 신의 이름을 품은 도시 ‘예루살렘(Jerusalem)’은 히브리어 ‘예루샬라임(Yerushalayim)’에서 유래했다. 뜻은 ‘평화의 도시’, 그러나 그 이름과 달리 수천 년 동안 이곳은 전쟁과 분열의 상징이었다. 다윗 왕의 수도로 세워지고, 솔로몬의 성전이 들어서며 ‘신의 도시’로 불렸지만, 이후 이곳은 바빌론, 로마, 오스만 제국 등 수많은 정복자의 발자국을 거쳤다. 역사는 바뀌었지만, 예루살렘의 이름은 여전히 신을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2035년, 관광산업의 경쟁력은 인재에서 갈린다. WTTC(세계여행관광협회)는 향후 10년 안에 전 세계 관광 일자리 중 약 4,310만 개가 비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중에서도 중국 1,690만 명, 인도 1,100만 명, 유럽연합 640만 명이 사라질 전망이다. 관광 대국들이 동시에 ‘사람’을 잃고 있다. 이제 각국은 생존을 걸고 인재 확보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 현상은 단순한 노동력 부족이 아니다. 관광산업은 전 세계 GDP의 10%를 차지하고, 고용 측면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을 품은 산업 중 하나다. 그만큼 인재 공백은 경제와 문화 전반의 균열로 이어진다. 팬데믹 이후 수요는 회복했지만, 산업은 아직 사람을 되찾지 못했다. 중국은 내국인 교육에, 인도는 해외 취업 훈련에, 유럽은 재교육 정책에 집중하며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다. 중국 - 거대한 시장, 인재의 공백 중국은 세계 최대 관광 소비국이지만, 호텔·항공·여행 서비스 전 분야에서 인력 공백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WTTC에 따르면 중국의 관광 종사자 수는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청년층의 산업 진입률은 2019년 대비 30% 이상 줄었다. 이에 중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세네갈은 ‘서아프리카의 관문’으로 불리며, 다카르의 활기찬 음악과 고레섬의 역사적 유산으로 잘 알려져 있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의 흔적과 아프리카 특유의 문화가 어우러져 여행자에게 다채로운 인상을 준다. 세네갈은 한국보다 9시간 늦다. 통화는 세파프랑(XOF)이며, 현금 사용이 일반적이다. 신용카드 사용은 제한적이므로 현금을 준비해야 한다. ◇ 치안과 안전 상황대한민국 외교부는 세네갈 전역에 여행경보 1단계(남색경보·여행유의)를 발령하고 있다. 절도·소매치기 피해가 빈번하며, 정치적 시위가 돌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야간 이동은 피하고, 다카르 외곽이나 국경지대는 치안이 취약하다. ◇ 문화와 종교 규범세네갈은 이슬람 문화가 강하지만, 상대적으로 개방적이다. 전통 음악 ‘음발락스’와 춤은 일상의 일부이며, 여행자는 공연에 참여해 현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다만 복장은 단정해야 하며, 공공장소에서 과도한 애정 표현은 금기다. ◇ 여행자 행동 지침세네갈에서는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으므로, 차량 이동 시 안전벨트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또한 모기 매개 질병(말라리아, 뎅기열 등)에 대비해 예방약과 모기 퇴치제를 준비해야 한다. 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