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정국환 기자] UAE와 바레인 간 이동이 ‘국내선 수준’으로 간소화될 전망이다. 출발 공항에서 한 번의 절차로 출입국·보안·세관 심사를 모두 마치는 원스톱 출입국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GCC 역내 여행 방식에 구조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두바이 지사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GCC는 6개 회원국 시민을 대상으로 한 ‘원스톱 여행 시스템’을 승인하고, 이번달 UAE와 바레인 노선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해당 제도가 시행되면 출국 공항에서 모든 검문 절차를 마친 뒤 도착지에서는 별도의 입국 심사 없이 바로 이동이 가능해진다.
이번 조치는 해외 이동의 물리적·심리적 장벽을 대폭 낮추는 변화로 평가된다. 현재 중동 역내 이동은 항공편 이용이 일반적이지만, 도착지에서 다시 출입국 심사를 거쳐야 하는 구조로 인해 실제 체감 이동 편의성은 제한적이었다. 원스톱 출입국이 적용되면 해외 이동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선과 유사한 흐름이 구현된다.
관광 측면에서는 단거리·반복 여행 수요 확대가 핵심 효과로 꼽힌다. 주말을 이용한 도시 간 여행, 쇼핑·미식 중심의 단기 방문, 스포츠·문화 이벤트 연계 이동이 보다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UAE와 바레인처럼 항공 이동 시간이 짧은 국가 간에는 ‘당일 또는 1박 여행’이라는 새로운 소비 패턴이 정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제도는 향후 추진 중인 ‘GCC 그랜드 투어 비자’의 전초 단계로도 해석된다. 단일 비자를 통해 여러 GCC 국가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그랜드 투어 비자가 현실화될 경우, 중동은 유럽의 솅겐 지역과 유사한 광역 여행권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진다. 원스톱 출입국 시스템은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기술적 기반이라는 평가다.
보고서는 이러한 통합형 이동 체계가 관광뿐 아니라 비즈니스와 MICE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국가를 순회하는 국제 회의와 전시, 기업 출장, 정부 간 협력 행사 유치가 한층 수월해지면서 GCC 전체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역내 교통 인프라 확대와의 시너지 효과도 주목된다. 향후 GCC 철도망과 고속 교통 프로젝트가 본격화될 경우, 항공과 철도를 결합한 초국경 이동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중동 여행의 중심을 ‘단일 목적지’에서 ‘연계 체류형 여행’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보고서를 종합하면, UAE–바레인 원스톱 출입국은 단순한 편의 제도를 넘어 GCC를 하나의 관광 권역으로 묶는 상징적 조치로 평가된다. 국경의 의미가 약해질수록 여행 동선은 짧아지고, 중동 관광시장의 내부 순환 구조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중동 각국이 관광 산업을 국가 성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는 가운데, 출입국 제도의 통합과 간소화는 앞으로 GCC 관광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