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동남아 인센티브 관광객들은 이제 면세점 쇼핑보다 고급 미식과 웰니스 체험에 더 많은 비용을 쓰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Incentive Research Foundation(IRF) 조사 결과, 이들은 단체 일정에 머무르지 않고 개인의 만족과 지역 문화 몰입을 중시하는 새로운 여행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

2024년 기준 이들의 식음료비 지출 비중은 14.7%로 중국 인센티브 관광객(6.9%)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단체 식사 외에도 개별적으로 고급 레스토랑을 찾거나 지역 특색 있는 미식 경험을 즐기며 ‘개인의 웰빙과 문화 몰입’을 중시하는 모습이다. 문화 활동비 역시 중국 관광객보다 높아 1인당 평균 91달러를 지출했으며, 특히 의료·뷰티·웰니스와 지역 축제 참여 항목에서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총 지출이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 활동비 비중은 2019년 7.9%에서 2024년 3.4%로 감소했다. 이는 쇼핑 등 단체 소비에 예산이 경직돼 체험형 활동에 충분한 자원이 배분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참가자의 의료·뷰티 관광 활동 참여율은 2019년 38.3%에서 2024년 22.7%로 줄었고, 인센티브 목적 재방문 의사도 4.15점에서 3.97점으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High-Touch 경험 경제’의 수요와 공급 불일치로 진단한다. 동남아 관광객은 단발적인 고액 소비보다 체험의 질을 중시하며, 만족도가 재방문 의사와 미래 고객생애가치(Customer Lifetime Value)로 직결된다. 따라서 한국 인센티브 관광 산업은 수도권 집중형 쇼핑 모델에서 벗어나, 지역 분산형 웰니스·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전통 한방 체험, K-뷰티 클리닉, 지역 축제 참여 등 고부가가치 체험을 공식 인센티브 상품에 포함시키고, 웰니스·지역 특화 프로그램 편성 비중이 높은 단체에 추가 지원을 제공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참가자들에게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고품격 복지’라는 인식을 심어 만족도를 높이고, 향후 개인 여행 시 재방문과 추가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결국 동남아 인센티브 관광객의 지갑을 여는 열쇠는 쇼핑이 아니라 미식과 웰니스다. 한국관광공사와 IRF 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이들의 체험 욕구를 충족시키는 전략을 마련한다면 단순한 회복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